[굿모닝충청 당진=김갑수 기자] 충남 당진시의회(의장 김기재)가 12일 오전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지역인 서부두에서 제67회 2차 정례회 8차 본회의를 갖고, 경기도 평택시에 빼앗긴 당진 땅에 대한 수호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각종 퍼포먼스와 함께 기록적인 장면이 펼쳐져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모인 시의회 의원들과 정‧관계 인사들, 사회단체 관계자 등 2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지난 2015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산하 중앙분쟁조정위원회가 내린 귀속 결정(당진 29% vs 평택 71%)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헌법재판소의 정의로운 판결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누가 뭐라고 해도 김기재 의장이었다. 재선의원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중후함(?)을 지닌 김 의장은 시종일관 단호한 목소리로 당진 땅 사수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개회사에서도 빼앗긴 서부두 매립지가 대대손손 당진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음을 강조하며 “사슴을 보고 말이라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날씨가 추워 중간 중간 발음이 불명확한 부분도 있었지만, 김 의장의 이날 개회사는 그 어느 때보다 힘이 들어가 있었다.
김 의장은 특히 ‘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회복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뒤 마이크를 잡고 “이곳은 분명 당진 땅이다. 17만 당진시민과 220만 충남도민의 염원을 담아 당진 땅에 입 맞추고 의석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전체 의원들과 함께 큰 절을 올리듯 자세를 숙여 차디찬 땅에 입술을 댔다.
<당진신문> 대표이사를 지낸 김 의장은 동료 의원이 먼저 일어나려 하자 “조금만 더 하시죠?”라고 말하는 장면이 취재진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언론의 영상과 사진 촬영을 배려한 셈이다. 이렇게 약 10초 동안 전체 의원들이 ‘땅 키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장에 참여한 2000명의 시민들은 이 같은 장면에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김 의장은 또 마지막 의사일정인 ‘휴회의 건’을 통과시킨 뒤 대한노인회와 이·통장연합회, 새마을운동 단체 등 행사에 참여한 34개 기관·단체명을 일일이 거론하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국회는 물론 전국 기초·광역의회 통틀어 2000여 명의 방청객을 기록한 것은 전례가 없는, 그야말로 역대급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당진 땅 입맞춤 퍼포먼스’는 사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김 의장께서 동료 의원님들의 동의를 받아 즉석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며 “방청객이 2000명을 넘긴 사례 역시 사상 초유의 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