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대전문화재단의 신묘한 ‘맞춤형’ 계산법
[김선미의 세상읽기] 대전문화재단의 신묘한 ‘맞춤형’ 계산법
문화재단이 아니라 비문화적이고 비상식적인 ‘조작재단 오명’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19.12.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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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편집위원
김선미 편집위원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문화재단이 아니라 ‘조작재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생겼다. 전임 대표들이 잇달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대전문화재단이 새로운 수장을 맞았음에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문화’라는 명칭이 들어간 단체 이름이 무색하게 비문화적이고 비상식적인 운영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바람 잘 날 없는 대전문화재단, 비문화 비상식적 운영의 일상화

대전문화재단(이하 재단)이 ‘2019 아티언스 대전’ 행사의 관람객 수를 조작하고 ‘쪼개기 발주’를 통해 지역 업체 참여를 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3일 폐회한 대전시의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표면 위로 떠올랐다.

“1만 5000명→1만 800명→6000명” 시간이 지날수록 입장객이 줄어든 하향 추세의 영화나 공연의 관람자 수 변화가 아니다. 동일한 행사의 관람자 숫자가 마술을 부린 듯 보고 대상마다 달라진 것이다. 일종의 ‘맞춤형 관람자 생성’인 셈이다.

대전문화재단은 지난 10월 10일부터 31일까지 열린 ‘아티언스 대전 2019’ 행사가 종료된 후 보도자료를 통해 ‘1만 5000명이 찾았다’고 발표했다.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 프로젝트인 ‘아티언스 대전’은 대전문화재단의 대표 사업 중 하나로 문화예술 분야로는 거액인 4억 원이 투입됐다.

성공저 개최 강조한 ‘2019 아티언스 대전’ 전형적 고질적인 부풀리기

1만 5000명. 대중적으로 접근하기에는 이해가 어려울 수 있고 평가가 엇갈리는 특정 장르의 행사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관람객들이 찾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이고 고질적인 행사 참가자 부풀리기였음이 드러나 단순한 실망감을 넘어 거센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만 5000명에 이르렀다는 관람객 수는 정작은 3분의 2 가까이 쪼그라든 6000명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 수치마저 의심을 받고 있다.

대전시 의회 이종호 의원에 따르면 ‘아티언스 대전’의 관람객수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자 대전시에 요청해 받은 자료는 1만 800명이었다. 이에 CCTV 영상 확인을 요구하자 이번에는 6000명으로 실토했다는 것이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코미디 같은 관람객 수 부풀리기, 오죽하면 CCTV 영상 확인까지

코미디가 아니라면 명색이 대전시 문화와 관련한 대표적인 공기관이 이런 어린애들 장난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자행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대전시는 물론 대전시민을 바보로 만든 것이다. 재단 내부적으로는 ‘2000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라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대전문화재단이 올해 하반기 체결한 6건의 소액의 ‘수의계약’도 논란이다. ‘아티언스 대전’을 진행하면서 경쟁 입찰 대신 사업비를 2000만 원 미만으로 쪼개 지역 업체를 배제한 채 서울·경기 업체 등에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만우 문화재단 대표와 업체와의 인연도 거론되고 있다. “해당 작품이 특수해 대전 업체는 작가가 원하는 것을 구현할 수 없어 타 지역 없체와 수의계약을 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찜찜함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대전시민 바보로 만든 공기관의 어처구니없는 업무처리 찜찜함 남는 해명

불신을 자초한 결과는 내년도 예산의 대폭 삭감이다. 문화재단은 문화예술계에서는 큰 규모인 4억 원이라는 대형 프로젝트의 예산 집행의 당위성을 거짓으로 포장하려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됐다. 내년도 ‘아티언스 대전’ 예산액 1억 원이 삭감됐다. 그러나 문화재단이 1억 원의 예산 삭감보다 더 뼈아프게 여겨야 할 부분은 신뢰추락이다.

전임 대표들이 잇달아 불명예스럽게 중도하차한 배경에는 성격은 다르지만 행정을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은데다 은폐·조작 스캔들도 한 몫을 했다.

직전 전임 대표 재임시에는 문화계와의 불화에 더해 대전국제기타콩쿠르 부정 심사 의혹과 이를 둘러싼 은폐·조작이 문제가 됐고 그 전 대표 재임시는 직원폭행 등이 불거진 데다 ‘예술가의 집’ 명칭 설문조사 조작 사건이 문제가 됐다.

거짓 포장 부메랑 내년도 예산 1억 삭감, 더 뼈아픈 것은 신뢰 추락

대전문화재단의 관람객 수 조작을 허투루 볼 수 없는 것은 문화재단의 불미스런 전력 때문이다. 두 명의 전임 대표들이 낙마를 하고서도 뼈를 깎는 환골탈태는커녕 유사한 일이 반복되는 것은 임기응변식의 엉터리 업무처리가 문화재단의 악습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평소 얼마나 신뢰를 잃었으면 영상 자료까지 요구했을까.

문화예술 분야에서 4억 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당연히 성과를 이뤄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 번도 아니고 물을 때마다 달라지는 관람객 수라니, 문화의 이름으로 두고두고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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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동박 2019-12-17 16:32:52
모처럼 속 시원한 칼럼 잘 읽었습니다. 신묘하고 비상식적인 조작재단. 대전문화재단.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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