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보문산에서 멸종위기 동물 ‘담비’가 발견돼 대전시가 추진 중인 보문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해지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시민의 제보로 보문산 뿌리공원 내 유등천 오리배 선착장 맞은편에서 멸종위기 2급 담비를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동물 2급인 담비는 식육목 족제비과로 한국, 중국, 러시아, 네팔 등에 분포하고 있으며, 숲이 울창한 침염수림에 2~3마리씩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너구리, 오소리, 청설모, 설치류, 야생조류 등을 잡아먹지만 가을에는 과실, 도토리, 꿀 등도 잘 먹는 육상생태계 최상의 포식자다.
특히 담비는 하늘다람쥐, 삵과 함께 ‘생태자연도’ 등급에 반영되는 주요 동물이다.
생태자연도는 환경부가 토지이용 및 개발계획의 수립·시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산, 하천, 내륙습지, 호소, 농지, 도시 등에 대해 자연환경을 생태적 가치, 자연성, 경관적 가치 등에 따라 등급화한 지도다.
최고 등급인 1등급 기준은 ▲멸종위기 동식물의 주된 서식지 ▲생태계가 우수하거나 경관이 수려한 지역 ▲생물의 지러적 분포한계에 위치한 생태계 등으로 정해져 있다.
1등급 지역으로 정해지면 고려사항으로 ‘1등급의 경우 최대한 자연환경의 보전 및 복원이 가능하도록 한다’란 조항이 붙는다.
보문산은 대전시 깃대종인 천연기념물 제328호이자 멸종위기 2급인 하늘다람쥐의 주요 서식지지만 그간 생태자연도는 2등급에 머물러 왔다.
2등급 고려사항은 ‘2등급의 경우 자연환경의 보전 및 개발 이용시 훼손을 최소화 한다’로 규정돼 개발행위가 가능하다.
때문에 이번 담비 발견과 관련 생태조사를 실시해 생태자연도 등급에 반영시키고 보문산 개발사업이 아닌 보전으로 방향을 전환해야한다는게 단체의 주장이다.
단체는 “대전시는 지난 7월 보문산 관광활성화 사업을 위해 전망타워, 곤돌라, 워터파크 등의 시설물을 설치하려는 개발계획을 발표했다”며 “보문산의 생태적 가치와 대기질 개선의 핵심인 도시 숲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대 여론으로 사업을 원점에서 논의하는 ‘보문산 활성화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생태보전과 관광활성화에 대해 협의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문산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서식지로 생태적 가치와 전세계의 화두인 기후위기를 해소시킬 수 있는 도시 숲이다”라며 “수년간의 이익을 위해 시설물 위주의 관광활성화 사업보다는 도시 숲으로 잘 보전해 수십, 수백 년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경부와 대전시는 보문산 권역에서 담비의 서식지 위치와 먹이활동 장소, 행동반경 등을 조사해 보문산의 생태자연도 등급을 재조정하고 도시 숲으로서 보문산을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