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로 태안군수 노골적 찬양…비판엔 "혁신 거부"
가세로 태안군수 노골적 찬양…비판엔 "혁신 거부"
'태안소식' 12월호에 실린 독자 기고문 논란…친일 서정주 시비도 "현실 잣대로"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9.12.19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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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이 발행하는 소식지에 가세로 군수를 노골적으로 찬양하고, 군정에 대한 비판은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으로 규정한 글이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태안소식 PDF 파일 캡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충남 태안군이 발행하는 소식지에 가세로 군수를 노골적으로 찬양하고, 군정에 대한 비판은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으로 규정한 글이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태안소식 PDF 파일 캡쳐/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들녘에서는 흙 묻은 농부의 손을 잡으며 농사를 걱정하고, 바닷가에서는 해수에 젖은 어부의 손을 잡고 풍어를 비는 가세로 군수의 하루는 석화(石火)처럼 짧은 1년이었다….”

충남 태안군이 발행하는 소식지에 가세로 군수를 노골적으로 찬양하고, 군정에 대한 비판은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으로 규정한 글이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군에 따르면 월 1회 발행하는 <태안소식> 12월호(제351) 24면과 25면에는 ‘우리 다 같이 생각해보자’라는 제목으로, 출향인이자 수도권 한 언론사 대표가 쓴 칼럼이 독자 기고문 형식으로 실렸다.

군은 매월 6700부의 <태안소식>을 군민과 출향인 등에 발송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발행인은 가 군수다.

문제는 해당 칼럼에 가 군수를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다사 다행했던 태안군은 가세로 군수가 취임하면서 ‘정중지와(井中之蛙: 우물 안 개구리)’를 벗는 변화와 혁신이라는 신발을 신었다. 해상풍력발전소건설과 가로림만 해상교량건설 그리고 부남호 역간척 사업을 위해 하늘 길과 바닷길 그리고 육로를 마다않고 달렸던 가세로 군수의 올해는 뒤를 볼 틈이 없었던 한해였다”는 식이다.

가 군수가 군정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한 것은 맞다 손 치더라도 칭송의 수위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군정에 대한 합리적 비판과 문제 제기조차 일방적으로 폄훼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친일 행적은 물론 군부독재자를 노골적으로 찬양했던 서정주 시인의 시비 건립 문제와 이장단 직선제에 관한 것이다.

칼럼은 “일부 이장들의 반발 시선은 백화산 자락을 휘감는 한풍처럼 차가웠다. 그리고 학암포 주민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해변에 건립하려 했던 서정주 시인의 시비 건립은 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누구도 원칙과 객관성이 없는 주장은 억지와 이기주의, 독선과 흠집 내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고도 했다. 마치 정치적으로 숨겨진 의도라도 있는 것처럼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며 정작 로마인들은 왜 로마법제정을 반대하고 부정하는가?”라며 “혁신을 거부하는 이장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은 생각을 바꾸자”고 제안하고 있다.

논리적인 부분을 찾기 힘들 뿐 아니라, 친일 인사의 시비 건립에 반대한 시민단체 등과 직선제의 부작용과 제도 미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태안읍 이장단을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칼럼은 “아무런 노력 없이 이장을 하려는 것은 봄에 씨를 뿌리지 않고 가을에 수확을 하려는 것이나 다름없다”거나 “학암포 주민들의 절박함도 친일 잣대보다는 현실 잣대로 재단했으면 어떨까?”라며 억지 논리를 이어갔다.

이를 놓고 지역 시민단체와 이장단 측에서는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이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다”거나 “이장이 하는 일을 대해 제대로 알고 있긴 한 거냐?”는 등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자료사진: 정의당과 시민단체들이 서정주 시비 건립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를 놓고 지역 시민단체와 이장단 측에서는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이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다”거나 “이장이 하는 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긴 한 거냐?”는 등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자료사진: 정의당과 충남작가회의 등이 서정주 시비 건립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를 놓고 지역 시민단체와 이장단 측에서는 “혁신을 거부하는 세력이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겠다”거나 “이장이 하는 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긴 한 거냐?”는 등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군 해당 부서에는 “우리도 반론을 위한 지면을 달라”는 요구까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의 유력 인사는 “사실관계가 다를 뿐만 아니라, 시대에 역행하는 군정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을 매도하는 글이 어떻게 군 소식지에 실릴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군이 이런 글을 의뢰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해당 칼럼에 대한 전화를 많이 받았다. 전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해 기고란을 없앴다가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다시 살린 것”이라며 “독자 기고라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못했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군민의 화합에 저해가 된다면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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