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길을 걷다보면 따뜻한 국물 한 입이 절로 생각난다. 그중 단연 으뜸은 뜨끈한 어묵국물. 손을 호호 불며 걷다 떡볶이와 어묵을 파는 좌판을 만나면 이보다 반가운 것이 없다.
손해달(22) 충남대 학생은 길거리 음식이 있기 때문에 사계절 중 겨울이 가장 좋다고 말할 정도로 길거리 음식에 대한 애정이 깊다.
손 씨는 “겨울이면 길거리 음식 투어를 가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 소셜 네트워크에 올리기도 한다”며 “길거리 음식이야 항상 있지만 겨울에만 나타나는 음식들 때문에 매년 겨울이 기다려 진다”고 말했다.
겨울 길거리 음식 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어묵과 떡볶이다.
대전 중구 대흥동 성심당 앞 골목에는 대여섯 곳의 길거리 음식점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지나가던 많은 행인들이 따뜻한 온기와 구수한 향에 걸음을 멈추고 노점상 앞으로 찾아오곤 했다.
또, 가족의 정이 담긴 길거리 음식이 호떡과 붕어빵이다. 겨울날 약주 한 잔 걸치셨던 아버지께서 들어오실 때면 아버지 품안에 있던 붕어빵 하나가 어찌 그리도 맛있던지. 3개 1000원하던 붕어빵과 호떡은 어느새 3개 2000원으로 올랐고, 붕어빵에서 황금잉어빵에서 진화하고 호떡은 녹차호떡으로 새로 태어났다.
옛 시절 군고구마 통을 들고 다니며 ‘군고구마 사세요~’하고 외치던 사람들은 사라졌지만, 겨울철 별미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겨울이 되면 한 철 장사로 길거리 음식 장사를 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대전 동구 용전동에 호떡·어묵 좌판을 차린 김순란(66·여) 씨는 “예전에 슈퍼마켓을 할 때 슈퍼 앞에서 호떡 좌판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레시피를 배워 둔 것을 기억해 겨울철을 맞아 호떡 장사를 하게 됐다”며 “가족 다 같이 도와줘가며 장사를 하고 있다. 겨울철에만 반짝 장사하려고 생각중이고,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