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약자를 위한 정치가 진짜 정치다
[노트북을 열며] 약자를 위한 정치가 진짜 정치다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2.26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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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 첫 영입인재로 강동대 최혜영 교수를 선택했다. ⓒ 사진 출처 = 더불어민주당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 첫 영입인재로 강동대 최혜영 교수를 선택했다. ⓒ 사진 출처 = 더불어민주당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정치인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머리에 기름기가 흐르고 짙은 색 정장을 입은 50대 남성의 이미지가 얼른 떠오르지 않을까? 

사실이 그렇다. 50대 석사 학위 이상 남성의 국회 비중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물론 여성 정치인이 없지 않다. 그런데 여성 정치인들은 거의 예외 없이 짧은 머리다.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여성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성성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있는데, 한편으론 씁쓸하다. 30대 여성이 총리와 내각 장관에 포진한 핀란드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지난 11월 정의당이 필리핀 출신 귀화국회의원 1호 이자스민 전 의원을 영입한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강동대 최혜영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첫 영입인재로 선택했다. 

발레리나였던 최 교수는 2003년 교통사고로 척수장애를 갖게 됐다. 장애인에 여성인 최 교수는 우리 사회에선 약자 중 약자다. 그런 최 교수의 정치입문은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최 교수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장애인은 그저 살아가는 일상이 불편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정작 장애인을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사회의 장벽과 차별 그리고 장애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었습니다. 장애를 비장애로 바꿀 수는 없지만,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장애인은 눈에 잘 띠지 않을 뿐,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이다. 그리고 장애인이 눈에 잘 띠지 않는 이유는 장애인이 마음 놓고 이동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시설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은 외부이동은 고사하고 자신이 사는 집 문턱 조차 넘기 힘들다. "어딜 가나 휠체어 앞에 놓인 고작 3센티 문턱이 3미터 거대 장벽처럼 느껴졌다"는 최 교수의 말은 장애인이 싸워야 하는 현실이다. 

그간 우리 정치는 이주민·장애인 등 약자를 위한 배려에 너무 소홀했다. 어린이 생명안전법안마저 정쟁에 끌어들이는 야비함마저 보이는 게 우리 정치판이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일부 기성 정치인의 시선은 더욱 우려스럽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8월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장애인 비하발언을 했다가 장애인 단체의 거센 반발을 산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재벌 등 기득권 세력을 향해 있던 시선이 약자에게로 향해야 한다. 이게 진짜 정치다. 

민주당이 최 교수 영입을 그저 장애인을 앞세운 정치적 퍼포먼스로 활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앞서 예를 든 이자스민 전 의원은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에서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그의 우군이 되어준 정치인은 없었고, 이 전 의원은 스스로 잊혀지기를 선택했다. 

이 같은 전철이 되풀이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부다 "국민 모두의 행복지수가 한 뼘쯤 커지는 나라"를 꿈꾸는 최 교수의 꿈이 법과 제도로 확립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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