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00일 앞 ‘보수통합설’, 이번에도 '썰’에 그치나?
총선 100일 앞 ‘보수통합설’, 이번에도 '썰’에 그치나?
황교안·유승민 '동상이몽'....보수진영 내 분열상만 재확인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0.01.07 13: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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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을 위한 통추위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반응은 냉담하다.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과는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까지 보였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을 위한 통추위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반응은 냉담하다.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과는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까지 보였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 창당에 이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제안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7일 오전 한때 황 대표가 △탄핵 극복 △개혁보수 추구 △새롭고 큰 보수로 새판짜기 등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내건 보수통합 3원칙을 수용할 것이란 소식이 불거져 나왔다. 황 대표가 3원칙을 수용하면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이 확실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제가 아는 한 저의 3원칙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창당한 지 며칠 됐다고 그런 (보수통합) 논의에 휩쓸리기보다는 저희가 갈 길을 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쪽에서도 당내 반발로 3원칙 수용 발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반적인 양상은 지난 해 11월과 비슷하다. 당시에도 황 대표와 유 의원 사이에 보수통합 논의가 진전되는 듯 했지만 해프닝으로 그쳤는데, 이런 상황이 또 다시 반복된 것이다. 

‘반문’ 단일대오, 색깔은 ‘각양각색’ 

이 지점에서 '큰 그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얼핏 보수 야권은 '반문재인' 정서로 단일대오를 구축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걸음 들어가 보면 색깔은 제각각이다. 

무엇보다 보수 정당의 색깔을 판별하는 기준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다. 가장 선명한 색깔을 내는 쪽은 우리공화당이다. 

우리공화당은 줄곧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고수해왔다. 우리공화당은 한국당은 물론 새보수당에도 날을 세우는 데 거침없다. 황 대표가 보수통합을 꺼낸 6일 조원진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배신자들이 새로운보수당이라는 보수의 이름을 가지고와서 청바지 입고, 흰 티 입고 또 국민을 상대로 쇼를 하고 있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국민들은 한 두 번 속지만 더 이상 속지 않는다. 누가 과연 보수의 적자인가. 

한국당에도 충고하겠다. 어설픈 보수통합의 진행은 하면 할수록 늪에 빠질 것이다. 지금 보수통합이라는, 소위 말하는 MB계 사람들의 모임, 새로운 보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다시 들어온다고 한다. 한국당 내에서도 황교안 죽이기다. 자유우파 국민의 민심과 동떨어진 배신자들과의 결합은 한국당의 궤멸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반면 한국당은 모호한 입장이다. 황 대표는 늘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황세모'란 별명까지 얻었다. 황 대표는 5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통합에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 탄핵 문제를 놓고 우리끼리 싸우면 이길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친박이 한국당 주류임을 감안해 볼 때 이 같은 태도는 다소 이율배반적이다. 우리공화당이 한국당을 비판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새보수당 창당을 주도한 유승민 의원은 개혁보수를 표방해왔다. 그러나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7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3년 전 개혁보수를 표방하고 창당한 바른정당의 실패에 대해 성찰의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며 "사실 바른정당 창당 이후 이합집산한 것 말고는 국민들에게 기억되는 게 없다. 개혁보수를 염원하고 기대했던 시민들에게 결연한 성찰과 사과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통합을 위한 접점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최대쟁점인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서 탄핵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진다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헌법재판소 판결을 부정하는데다, 국민정서가 쉽사리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지마저 걸림돌 

자유한국당은 4월 패스트트랙, 8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논란 등 첨예한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거리정치로 일관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자유한국당은 4월 패스트트랙, 8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논란 등 첨예한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거리정치로 일관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통합을 막는 걸림돌은 또 있다. 한국당의 이미지다. 황 대표는 6일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기존의 자유민주주의 진영 정당들은 물론이고, 이언주 의원, 이정현 의원 등이 추진하는 ‘전진 4.0’ 등 신당들, 그리고 국민통합연대와 소상공인 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전진4.0'을 추진 중인 이언주 의원은 2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기는 통합이 되기 위해서는 중도까지 포괄하고 원내외 시민사회를 포괄하는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고자 하는 제반 세력의 '큰 통합'이 되어야 한다"며 원칙엔 동의했다.

그러나 “다만, 이번 패스트트랙 사태에서도 보았듯이 지금의 한국당으론 총선승리가 어렵다”며 한국당과의 통합엔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한국당이 갖고 있는 이미지, 즉 첫째 웰빙정당, 둘째 꼰대정당, 셋째 기득권정당, 넷째 가치와 철학이 불분명한 기회주의정당, 다섯째, 탄핵된 정당 즉 실패한 정당, 여섯째 대안없는 정당이란 이미지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이 의원은 황 대표의 통추위 발표 직후에도 "한국당 이미지 안에 다 들어가서 다 망가진다. 당연히 신당 창당 쪽으로 가야 한다"며 재차 이미지를 짚고 넘어갔다.  

정치재개를 선언하며 변수로 떠오른 안철수 의원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권의 거짓과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도 제1 야당은 수구·기득권·꼰대 이미지에 묶여 있다"며 이미지를 문제 삼았다. 

이 같은 지적은 사필귀정이다.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체제 이후 이른바 '색깔' 공세와 거리정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황 대표는 삭발, 단식 등 초강경 투쟁으로 일관하더니 지난 해 12월엔 우파 태극기 세력의 국회 난입사태를 진두지휘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런 일련의 행보는 '비호감' 이미지를 주기에 충분했다. 비호감 이미지는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2월 실시한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67%는 황 대표에게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69%를 기록한 안철수 전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이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3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49%의 응답자가 2020년 4월 총선에서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정당으로 한국당을 꼽았다. 요약하면 유권자 절반 가까이가 한국당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집권 세력을 견제하고 건전한 대안을 내놓아야 할 보수 진영이 사분오열된 데다, 보수 제1야당이 유권자로부터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은 실로 안타깝다. 더욱 안타까운 건,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보수 진영이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제1 야당 대표가 내놓은 보수통합 논의는 공허하다. 보수 진영의 분열만 재확인한 것에 나름 의미가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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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 2020-01-07 19:44:19
황세모, 인상적이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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