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일기]나의 한국생활
[다문화 일기]나의 한국생활
  • 누엔티투프엉
  • 승인 2014.12.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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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가족들과 함께
▲ 베트남 가족들과 함께
[굿모닝충청 누엔티투프엉(베트남)] 안녕하십니까? 저는 3년 전에 베트남에서 온 투프엉이라고 합니다. 여기 계신 이주여성분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많이 힘드셨지요? 저 역시도 처음엔 언어와 문화 때문에 많이 힘들었답니다. 그래서 여기 오자마자 시어머님과 종합복지관에 가서 한국어 수업을 신청해서 한국문화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바로 허니문 베이비가 생겼습니다. 한국에 온지 3개월 후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제 남편은 형제 없이 혼자 자란 외아들이어서 시부모님께서 손자를 얼마나 귀여워하시고 예뻐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자 사랑이 지나칠 때도 많아서 아이가 버릇없이 자랄까봐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그럴 때마다 저의 속마음은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교육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한국어 능력이 아직 부족해서 제대로 표현하거나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가졌고 낮에는 복지관에서 공부하고 저녁에는 집에서 공부 하고 시간이 생기면 인터넷으로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8개월 되었을 때 둘째 아이가 생겼습니다. 입덧 때문에 힘이 들었지만 아들을 데리고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3개월 동안 일주에 3번, 하루 4시간씩을 빠짐없이 출석했습니다. 3개월 후에 시험을 보고 수료증을 받고 그 과정을 마칠 때 쯤 딸을 순산하였습니다.

저희 딸을 낳자마자 본 첫 인상은 한쪽 이마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는 무엇인가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큰 아이와 갓난쟁이가 있어서 복지관에 가서 공부하기가 힘드니까 집에서만 공부를 했습니다. 한국어, 부모교육, 한국요리, 귀화시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모두 빈틈없이 채워졌습니다. 한국의 생활이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이가 7개월 되었을 때 폐렴으로 입원하게 되었는데, 제 딸의 이마를 본 의사선생님은 이상하다고 말씀하셔서 서울의 큰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으라는 충고를 해 주셨습니다.  
서울의 의사선생님께서는 저희 아이를 보자마자 빨리 수술해야 된다고 말씀을 하셨고 게다가 2번이나 해야 된다는 그 말씀 듣고 정말 걱정이 앞서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두개골 유합증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었습니다.

아기의 첫 번째 수술이 시작 되던 날 제 마음이 더 쓰라렸습니다. 아기가 수술실에 갈 때는 엄마 품에서 안 떨어지려고 울고불고 하였습니다. 그 순간은 지금까지도 정말 잊지 못 할 것 같습니다. 8시간 반 정도 수술이 저한테는 8년 인 것 같았습니다.

아기가 수술이 끝나고 아이의 얼굴 볼 때 더 불쌍했습니다. 얼굴은 퉁퉁 붓고 몸에는 여러 가지 공급 줄을 매달고 나왔습니다. 그 때 아기대신 엄마가 아파 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드디어 퇴원을 했는데 퇴원한 지 일주일 되었을 때 시어머니의 다리가 갑자기 아프셔서 검사를 받았어요. 무릎에 무슨 혹이 있어서 수술해서 제거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설상가상이란 말이 실감 났습니다. 한국어공부보다 당장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한국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가 그치면 땅이 굳어지고 맑은 해가 다시 뜬다”는 말처럼 지금은 작은아이도 회복되었고 시어머니도 건강하십니다. 저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 놓고, 쉼터에서 상담통역을 하게 되었으며 대전 국제교류센터에서 베트남어 강사를 하고,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한국어 4급에 합격했고 컴퓨터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제 아이들에게 엄마의 모국어를 가르쳐 주어 대한민국과 베트남에서 꼭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기르고 싶습니다. 더욱 열심히 공부하면서 시부모님이 열렬히 사랑하는 멋진 며느리, 남편에게 진한사랑을 받는 현명한 아내, 아이들이 언제나 따뜻하게 느끼는 똑똑한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 가정의 둥지를 튼튼하게 만들어서 완전한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제 꿈이 이루질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 ‘다문화 일기’ 시리즈는 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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