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컬푸드·農6차산업, ‘청년농부’ 키운다
세종로컬푸드·農6차산업, ‘청년농부’ 키운다
  • 신상두 기자
  • 승인 2020.01.15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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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매장 판로확보...‘월급받는 농부’현실화

젊은 농업인 모임 ‘4H 회원’ 3년새 3배로

한씨떡집·세종한과 등 ‘2세 경영’ 도 활발

부모는 생산...자식은 가공·홍보 등 분업화

한씨떡집 조수아 실장(사진 맨 왼쪽)은 홍보·마케팅·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6차산업화와 세종로컬푸드가 청년농부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사진=한씨떡집 홈페이지 갈무리)
한씨떡집 조수아 실장(사진 맨 왼쪽)은 홍보·마케팅·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6차산업화와 세종로컬푸드가 청년농부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사진=한씨떡집 홈페이지 갈무리)

[굿모닝충청=세종 신상두 기자] 세종로컬푸드 사업이 시작된지 4년여가 되면서 당초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긍정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도농이 병존하는 세종시(시장 이춘희)는 지역 농산물 거래 활성화와 신·구도심 상생발전을 위해 지난 2015년 9월 로컬푸드 사업을 시작했다.

생산자 측면에서, 세종로컬푸드는 침체일로를 걷던 소규모 고령·여성농들에게 활력소 같은 존재가 됐다. 고정 판로를 확보해 줌으로써 농사를 지속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그렇다.

신도심 소비자 입장에서도 신선 먹거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로운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도담동의 직매장 1호점은 개장 4년 4개월만에 누적매출 800억 원을 달성할 만큼 자리를 잡았다.

경제적인 순기능 외에도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산물을 매개로 생산자(구도심)와 소비자(신도심)가 어울리는 교류의 장으로 성장했다.

싱싱장터 참여농가는 2015년 218개 농가에서 출발해 올해 현재(1월) 954개 농가로 4배 이상 증가했고, 소비자 회원 수도 첫해 6,168명에서 4만 3,482명으로 7배로 느는 등 신·구도심 물적 인적 교류가 넓어지는 양상이다.

이 뿐만 아니다. 로컬푸드운동이 활성화되면서, 사양산업으로 취급받던 세종의 농업이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분야로 바뀌고 있다.

세종시농업기술센터와 농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최근 농업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청년농부들의 모임이라고 할수 있는 세종시 청년 4H연합회 회원 증가 추이는 가파르다.

지난 2017년 9명에 불과 했던 회원수는 2018년 19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9명에 달했다.

총 인원이 아직 많은 편은 아니지만, 농업분야에 ‘미래 농업인’이 몰린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 같은 현상은 로컬푸드 직매장운영으로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되면서 ‘월급받는 농부’가 현실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청년 4H연합회의 한 회원은 “세종시가 로컬푸드사업을 시작하면서 판로가 탄탄해졌다. 이 때문에 우리 회원들 가운데 ‘농사를 통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이 분야에 뛰어든 경우를 보게 된다”며 로컬푸드의 영향을 설명했다.

또, 그는 “농사를 짓는 곳(읍면지역)과 가까운 곳(행복도시)에 우수한 보육·교육환경이 있다는 것도 농업을 할 수 있게 된 요소다”고 덧붙였다.

세종로컬푸드가 청년농부를 증가시키는 기반이 됐다면, 농업 6차산업화는 젊은농부들의 역할과 참여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농업 6차 산업은 1차 산업(농림수산업)과 2차 산업(제조·가공업), 3차 산업(유통·서비스업)을 엮어 단순생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1차농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가업을 승계해 발전시키려는 ‘2세’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학교와 직장 다닐 때 떡집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어요. 가끔 집안일을 돕기만 했었는데...‘어쩌다’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수년이 지난 지금은) 가족사업을 이어서 한다는 자부심도 생겼고, 부모님은 떡 사업이 새로운 형태로 발전되는 모습을 보며 대견해하시죠”(한씨떡집 조수아 실장·35세)

조수아씨는 로컬푸드 직매장(싱싱장터)에 제품을 납품하는 ‘한씨떡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일하고 있다.

조씨가 처음부터 떡 제조·판매에 몸 담았던 것은 아니다. 건축과를 졸업한 그는 서울의 건축설계사무소에서 3년가량 월급쟁이 생활을 했었다.

그러다가 2010년부터 가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부모님이 타 지역까지 출장 납품을 하던 때라, 부족한 일손을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세종로컬푸드가 본격화된 2015년부터 사정이 바뀌었다. 로컬푸드 직매장이라는 안정적인 판로가 생기면서 원거리 납품이 필요 없어졌던 것.

신도심 인구가 늘면서 판매량도 덩달아 증가했다.

조실장은 “세종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세종에서 직접 농사지은 쌀로 바로 떡을 만들어 판매하니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하는게 가능하다. 특히, 단순한 농산물 가공뿐 아니라 더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마케팅·체험 프로그램 등을 가동해 소득을 창출하는 6차산업화로 경쟁력 있는 농업도 해볼만한 여건이 된다”고 말했다.

한씨떡집의 운영방식은 농업 6차산업의 좋은 모델로 평가받는다. 그 이유는 세대간의 역할분담이 조화롭다는 점이다.

떡의 재료가 되는 벼·호박·쑥은 아버지의 농사를 통해서 얻고, 어머니와 딸은 이것을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아울러, IT기술에 익숙한 자식들은 홍보활동이나 온라인 판매, 세무교육 등을 받으며 가업의 역량을 키운다.

“신도심 우수 보육·교육환경 매력적

함께 일하며 가족공동체 확인 계기도”

향후 젊은층 농업참여 확대 가능성 커

세종한과 안서영 실장은
세종한과 안서영 실장은 "(가업을 이어감으로써)전통을 지켜나간다는 데에 자부심이 크다. 또, 일반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성취감도 높다'며 농업6차산업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세종한과’ 안서영 실장(33살)도 회사생활을 하다 농업(6차산업)으로 전환한 케이스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부모님이 농사와 한과사업을 병행하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과를 포장하는 디자인을 해보라는 엄마의 권유로 세종 농업6차산업의 일원이 됐다.

“한과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농업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됐다. 원재료가 좋아야 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됐다. ‘음식은 전통’이라고 생각한다.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전통을 지켜나간다는 데에 자부심이 크다. 당연히 일반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성취감도 높다”

‘세종한과’의 구성원도 역할분담이 확실하다. 엄마는 제품 개발, 남동생(32살)은 생산, 아버지는 농사, 안실장은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주로 맡고 있다.

안서영씨는 “엄마와 한과를 같이 만들면서 대화도 늘었다. 함께 일하며 가족공동체의 따뜻함을 확인하는 계기도 됐다. 앞으로 전통은 지켜가면서 건강에 좋은 기능성 한과 개발 등 에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가업승계 ‘2세 농부’들의 등장과 관련, 세종6차산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신규 6차산업인증업체의 경우, 젊은층(후계자)이 많은 편이다. 특히, 젊은 층은 인터넷 등 신매체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취약한 점을 상호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청년농부’의 출현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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