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가세로 확 잘라버리겠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인 어기구 국회의원(당진)의 말 한 마디가 서산·태안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세’는 ‘가위’의 충청도 사투리로, 같은 당 소속 가세로 태안군수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어 의원은 18일 오후 서산시 안견로 현장에서 진행된 조한기 서산‧태안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써가며 총선 필승을 결의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을 ‘좀비세력’이라 칭한 뒤 “4.15 총선에서 서산‧태안에서 바람이 불어 싹쓸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한기 후보 어때요? 든든하죠?”라고 묻고 “저와 같이 20대 총선에서 손잡고 파란 깃발 꽂아보자며 뛰어다녔다. 당진시민들은 저를 국회로 보내줬는데, 서산‧태안 시민들은 도대체 왜 그런데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왼쪽에 조한기 명찰 차고, 서산‧태안 갯바닥부터 싹 쓸어야 한다. 당진에는 어가가 딱 두 집이다. 작은아버지가 얼마 전에 돌아가셔서 한 집만 남았다. 여기 보니까 평양 조씨가 한 둘이 아니다. 이번에 졌다? 우리 어가에게 조씨들 박살날 것”이라며 “가세로 확 잘라버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 의원은 또 “시‧군의원님들, 군수님과 시장님, 얼마나 훌륭한가? 중간에 국회의원이 빠져 톱니바퀴가 안 돌아간다”며 “이번에 안 시켜주기만 허유! 가세로 확 잘라버릴 테니까”라고 재차 경고했다.
이처럼 어 의원이 “가세로 잘라버리겠다”는 말을 두 번이나 하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가세로 태안군수를 겨냥한 것 아니냐?”거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하면 다음 번 공천은 없다는 얘기”라는 등 이런 저런 해석이 나왔다.
“서산에 비해 태안이 좀 더 보수성향이 강한 만큼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가 군수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되기도 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맹정호 서산시장의 경우 당의 노선과 정체성이 분명한데, 가 군수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어 의원은 “가 군수를 겨냥한 게 전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어 의원은 19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썼을 뿐) 가 군수를 향한 발언이 아니었다. (지난 번 지방선거 당시) 가 군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같은 말을 했었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이 같은 표현 자체가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관권선거 하라고 단체장을 압박한다는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