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대전 최초의 3.1운동 날짜가 틀렸습니다"
    (단독)"대전 최초의 3.1운동 날짜가 틀렸습니다"
    대전동산고 HIS STORY 동아리 주장
    최초 순국자인 '양사길'이 단서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1.20 10: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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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대전 최초의 3.1운동은 재조사가 시급합니다. 최소한의 날짜 고증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양사길 선생에 대해서도 보강조사가 필요합니다."

    대한민국과 대전의 독립운동사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대전 동산고등학교 역사동아리 'HIS STORY' 학생들은 대전시와 동구청이 3월 16일을 지역 최초의 독립만세운동일(인동장터 만세운동)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지만 근거도 자료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시위대로 나섰다가 최초로 순국했던 인물들의 사망일로 미뤄볼 때 대전 최초의 독립만세운동 날짜는 3월 16일이 아니라 3월 1일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주장이다.

    학생들이 '3월 16일'이 근거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대전 3.1운동 관련자들의 재판 기록 어디에도 해당 날짜가 보이지 않고, 대전시와 동구청도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인과 유학자를 중심으로 한 대전지역 독립운동은 인동장터에서 최초의 만세운동이 시작돼 총 19회, 3000여명이 참여했다. 당시 일제는 보병대대까지 동원해 무자비한 탄압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30명의 순국자가 발생하고, 110명 이상이 체포돼 13명이 실형을 받은 대규모 집회였다.

    1919년 일제의 식민지배에 맞서 대전 최초로 독립만세운동이 벌어졌던 인동장터의 현재 모습.(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굿모닝충청 2017년 12월 29일 기사에 대전장은 가마니 판매로 유명했고 그 해에도 가마니 구판장에는 겨울동안 짠 가마니가 쌓여있었는데 인동장터 만세운동 당시 양사길이라는 젊은이가 가마니 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불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만세 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몰려들자 주변의 청년들이 태극기를 나누어주며 시위를 주도하니 일본 헌병대와 군인, 경찰들이 출동해 총을 쏴 양사길을 비롯한 시위대 1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고, 9명이 체포됐다는 기록에 주목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양사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지역 사회가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관련 연구가 미진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3.1운동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다 지난해 1월 3일 민중당 대전시당이 주최한 3.1운동 100주년 세미나에서 임재근 팀장의 관련 연구를 접하게 됐고, 홍경표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사무국장이 대전시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3.16인동장터만세운동 사례는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도대체 근거도 없는 날짜를 대전 최초의 독립운동일로 지정하고 기념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오히려 임재근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팀장이 입수한 '3·1 운동 피살자 명부'에서 양사길이라는 인물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순국 날짜가 단기 4252(1919)년 3월 1일로 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국가기록원을 통해 임재근 팀장이 입수한 '3·1독립운동 당시 일인(日人)으로부터 피살(被殺)당한 애국지사 조사표(1952년 내무부 작성)'에는 인동장터만세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양사길이 4252(1919)년 3월 1일 순국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3.1운동 명부
    3·1독립운동 당시 일인(日人)으로부터 피살(被殺)당한 애국지사 조사표(국가기록원 자료.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학생들은 지금이라도 대전 최초의 독립운동의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국가기록원에도 남아있는 순국자인 양사길 선생의 이름이 대전근현대사박물관의 대전출신 독립운동가 전시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때문에 대전 3.1운동과 양사길 선생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이에 앞서 대전 곳곳에 설치된 인동장터만세운동 관련 오류들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세로 광장 주변에 설치된 표지판에는 옛 인동장터 만세운동을 3월 16일로 홍보하고 있다.

    "특히 대전 동구청이 지난 2000년부터 3·16 인동장터 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3월 16일에 인동장터 만세운동 재연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정확히 바로잡기 위해 양사길 선생과 인동장터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더 크게 인식하게 됐습니다."

    학생들은 동구청의 호국보훈의 공간 조성사업에도 쓴소리를 했다.

    인동시장 정면에서 왼쪽으로 나와 대전천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호국 보훈의 공간으로 재탄생할 '만세로 광장'이 나오는데 건축물 2개의 준공식을 기념는 공중화장실 외벽을 제외하면 대전3.1운동의 정체성을 찾아보기 힘들고, 그나마 화장실 벽에 설치된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에 관한 글에는 양사길이라는 이름조차 빼 놓았다는 것이다.

    동구청이 설치한 기록물에 양사길 선생의 이름이 들어갈 자리가 ooo로 표기돼 있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만세운동의 주도자였던 양사길 선생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아 살짝 당황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람의 이름을 적을 수 없어 이렇게 표시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중심인물인 양사길 선생의 이름 정도는 알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소개를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대전 동산고 학생들은 그동안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양사길 선생의 연표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동구청이 이 연표를 토대로 양사길 선생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이라도 만들어 주기를 소망했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대전 동산고 학생들은 그동안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양사길 선생의 연표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동구청이 이 연표를 토대로 양사길 선생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이라도 만들어 주기를 소망했다.(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학생들은 올해 3월 16일에 열리게 될 인동장터만세운동 재현행사를 걱정했다.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들의 정확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대전의 탑골공원인 인동시장과 대전의 3.1운동의 정확한 역사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제대로 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닐까요?"

    한편, 동산고 역사동아리 'HIS STORY' 학생들(김현중, 신종윤, 박종혁, 안준용, 이승욱, 홍문석, 이대연, 김민재)은 일본군 위안부 바로알기 캠페인, 우리 고장 역사 알리기 등 다양한 지역사회 활동을 펼쳤고,  지난해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대전의 독립운동사를 연구하면서 '대전의 탑골공원, 인동장터 그리고 양사길(染士吉)' 주제 탐구보고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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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인 2020-01-21 14:32:07
    이렇게 알아보고 조사해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밝혀주는 이 어려운 연구활동을 우리 대전의 학생들이 했다네요.
    장한 학생들입니다.
    동구청도 이 소중한 연구 결과를 반영해서 재현행사 날자를 바로 잡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