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양승조 충남지사가 자유한국당 대구·경북(T·K)지역 일부 국회의원들의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반대 움직임에 대한 책임을 황교안 대표에게 물은 것은 이 같은 기류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 명절 일정으로 시‧군 현장을 순회 중인 양 지사는 23일 오전 태안군청 소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모두 똑같은 의견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일부 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책임은 분명 황 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로서 분명하게 책임지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양 지사는 또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법안소위에서 통과될 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모두 합의해서 처리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망언이다. (그런 만큼) 황 대표께서 답을 해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양 지사는 “당 대 당 대결과 반목으로 갈 일은 절대 아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부합한 주장을 하는 것으로, 대구‧경북의 것을 빼앗아오자는 게 아니다”며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양 지사 답지 않게 발끈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한 기자가 세종시 출범으로 인해 충남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이 양 지사에게도 있음을 지적하자 “의견을 말하지 마시고 질문을 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양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인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수정안이 추진되자 20여 일 간의 목숨 건 단식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양 지사는 “(질문한 기자가) 자유한국당 후보로 (지방선거에) 출마한 분이다. 질문의 순수성이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경제투어의 일환으로 서산 해미읍성을 방문했을 당시 혁신도시에 대해 “기대해도 좋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물꼬를 터 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정부여당과 자유한국당의 입장이 분명 다르다고 주장하며 나온 발언이다.
양 지사는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상처 입은데 소금을 뿌리면 엄청나게 아프다. 조그만 말에도 큰 상처를 입게 된다”며 “피해 의식도 있고, 어떻게든 극복해야 할 상황이다. 공개적으로 사과드린다”고 잠시 전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