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 워 Z’, 中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내다봤나?
    ‘월드 워 Z’, 中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내다봤나?
    영화리뷰] 괴질 다룬 ‘월드 워 Z’·‘세계 대전 Z’, 그리고 우한 폐렴
    • 지유석 기자
    • 승인 2020.01.27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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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좀비 영화 ‘월드 워 Z’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중국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좀비 영화 ‘월드 워 Z’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한국에서 창궐한 정체불명의 괴질이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다행히(?) 현실은 아니고, 헐리웃 미남스타 브래드 피트 주연의 2014년작 <월드 워 Z> 이야기다. 

    잠깐 이야기를 살펴보자. 갑자기 원인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 좀비 바이러스가 최초 보고된 곳은 한국 평택의 험프리 미군기지였다. 전직 UN 감독관 제리 레인(브래드 피트)은 좀비 바이러스를 추적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국을 차례로 찾는다. 

    감염되면 좀비가 되어버리는 이상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처음 보고됐다는 설정은 한국 관객으로선 살짝 불쾌한 설정일 수 있겠다. 

    비슷한 설정의 영화는 또 있다. 더스틴 호프만, 도널드 서덜랜드, 모건 프리맨 주연의 1995년 작 <아웃브레이크>(원제 : Outbreak)다. 이 영화는 모타바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급성 유행성 출혈열을 전파시킨다는 내용인데, 바이러스의 숙주는 한국 선적의 '태극호'를 타고 미국으로 들어온다. 

    다시 <월드 워 Z>로 돌아가 보자. 이 영화의 원작은 맥스 브룩스의 소설 <세계 대전 Z>인데, 괴질의 첫 발견지는 한국이 아닌 중국이다. (설정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바꾼 건, 중국 시장을 고려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괴질의 존재를 은폐했다. 그러나 발병자들은 비행기나 배를 통해 세계 각지로 흩어지고, 이들을 통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 

    감염경로는 또 있다. 브라질의 장기밀매 브로커 페르난도 올리베이라는 장기를 이식 받는 환자가 좀비가 된 걸 발견한다. 

    문제의 장기는 중국에서 밀수입된 것들이다. 괴질로 빠져나간 중국인, 그리고 국제 인신매매단을 통해 유통되는 바이러스 감염 장기가 좀비 바이러스를 창궐하게 만든 원인인 셈이다. 

    눈밝은 독자라면 이 지점에서 왜 영화 <월드 워 Z>와 소설 <세계 대전 Z>를 끄집어내는지, 눈치 챘을 것이다. 바로 코로나 바이러스다. 

    정체 모를 괴질, 그러나 답을 찾을 것이다 !

    CNN, BBC 등 영미권은 물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화권 외신도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심각성을 잇달아 타전하고 있다.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CNN, BBC 등 영미권은 물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화권 외신도 우한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심각성을 잇달아 타전하고 있다.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과 전파는 소설 <세계대전 Z>, 그리고 영화 <월드 워 Z>와 너무나 비슷하다. 무엇보다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지가 중국(우한)이라는 점이 그렇다.

    북한의 대응도 영화 <월드 워 Z>와 판박이다. 영화에서 좀비 바이러스 안전지대는 북한, 그리고 이스라엘 단 두 곳뿐이다. 북한이 포함된 게 흥미로운데, CIA 레이놀즈 요원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북한 정권은 24시간 안에 2,400만 국민들의 이를 다 뽑았어. 북한 정권이니까 가능한 이야기지."

    우한 바이러스를 다루는 북한 당국의 대응도 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북한으로선 고마운 존재다. 

    그러나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을 아예 폐쇄했다. 전염병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북한으로선 중국과 교류 단절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한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북한 정권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중국 정부 당국으로 보인다. 소셜 미디어 상에선 중국 정부와 의료 당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채, 실상을 은폐하는 데만 급급하다는 음모론까지 일고 있다. 

    26일 유투브엔 우한 폐렴 진원지에서 올렸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 속 남성은 "의료체계가 마비되어 (환자에게) 소염제나 호르몬제를 놔주는 게 전부"라면서 "중국 정부가 2003년 사스의 교훈을 잊고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는 건 분명하다"며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영상의 진위여부는 따져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CNN, BBC 등 영미권은 물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중화권 외신이 사태의 심각성을 전하는 것으로 볼 때, 이 영상은 사실의 한 단면이 아닐까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만약 이 영상 속 남성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국 당국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나는 우주비행사 쿠퍼는 자신의 결연한 의지를 이렇게 표현한다. 

    "우린 답을 찾을 거야. 늘 그랬듯이"

    인류 역사에서 역병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때마다 인류는 공포를 극복하고 답을 찾는데 성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페스트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괴질의 공포가 엄습했어도 우리는 답을 찾아냈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도 답을 찾아내리라 확신한다. 늘 그랬듯이. 

    다만, 이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중국인을 입국 금지시켜야 한다는 청원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왔다. 충남을 방문하려던 중국 단채관광객이 방문을 취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원인 모를 괴질의 공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공포가 타자에 대한 배제나 혐오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어선 안 된다고 본다.  

    영화 <월드 워 Z>에서 이스라엘은 좀비 바이러스를 피해 예루살렘으로 오는 아랍인에게 문을 열어준다. 

    이스라엘과 아랍권이 오랜 기간 적대해 왔음을 감안해 볼 때, 이 같은 조치는 다소 의외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아랍인을 받아들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이들을 방치했다간 결국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돼 예루살렘을 공격해 올 것이란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 

    중국에서 역병이 창궐했다니까 중국과 모든 교류를 끊을 기세다. 그러나 지금 인류는 국경의 의미가 희미해진 시절에 살고 있다. 

    각종 괴질의 창궐이 공포를 주는 건, 확산경로가 무한대로 열려 있기 때문이다. 생활 반경이 자신이 태어난 지역에 한정된 과거 시절이라면 역병의 창궐은 지역 문제에 국한됐을 것이다.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에 우리가 공포를 느끼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리적 인접성 때문 아닐까? 괴질의 창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 연대의 정신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그게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길일 테니 말이다. 

    지금 이 순간, 괴질 퇴치와 확산 방지를 위해 분주한 의료진과 각국 보건 당국 담당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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