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모델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시대의 오물을 뒤집어 쓰고 그 시들을 썼다는 것.”
‘괴물’이라는 표현으로 원로시인 고은 씨를 ‘미투’ 가해자로 고발했던 최영미 시인이 이번에는 시집 ‘돼지들에게’ 증보판을 내면서 2차 미투를 폭로했다. 사실상 ‘진보의 위선’을 고발한 셈이다.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11일 출판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일부 신상을 밝혔다. 시집 ‘돼지들에게’에 등장하는 ‘돼지’는, 말 그대로 단수가 아닌 복수에 이른다.
그는 “15년 전쯤에 어떤 문화예술계 사람을 만났는데, 그가 ‘돼지들에게’의 모델”이라며, 그를 ‘문화예술계에서 권력이 있고 한 자리를 차지한 인사’ ‘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온 사람’ 등으로 기억했다.
이어 “성희롱까지는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이 담긴 말을 듣고 매우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를 만나고서 개운치 않은 기분이어서 며칠 동안 기분이 안 좋았다”며 “불러내고서 뭔가를 기대하는 듯한, 나한테 진주를 기대하는 듯한…”이라고 떠올렸다.
또 1987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백기완 후보 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보고 겪었던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다. 그는 “그때 당한 성추행은 말도 못 한다”며 “선거철에 합숙하며 24시간을 일한다. 한 방에 스무명씩 겹쳐서 자는데 굉장히 불쾌하게 옷 속에 손이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어느 교수와 술자리를 갖고 택시를 함께 탔을 때, 자신을 계속 만지고 더듬고 했던 일도 있었다”며 악몽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