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인간의 숭고한 생명이 걸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다루는 국내 언론의 보도행태가 생중계하듯 스포츠 중계에서나 흔히 쓰는 용어를 버젓이 사용하고 있어, 언론인들의 인식전환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력 신문사 편집국장을 지낸 신명식 전 언론인은 16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재 국내 언론이 취하고 있는 보도행태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언론인 여러분, 정말 이러시면 안됩니다”라며 “이 상황이 손흥민의 단독질주나 스토브리그 시청률로 보입니까? 지금 경마중계 합니까?”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말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면서 “인명경시-공감능력 결여-선정성 등에 이르기까지, 사장이 직접 사과하고 관련자를 징계해야 할 중대사건”이라며 “그런 자정능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혹시 어뷰징 담당 알바가 편집한 것이라고 변명하실 건 아니겠지요?"라고 묻고는 "정말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며 한숨지었다.
그는 실제로 스포츠 중계하듯 ‘돌파’라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보도사례를 인용, “언론인 여러분, 정말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거듭 충고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돌파’는 ‘쳐서 깨뜨려 뚫고 나아감’으로 풀이돼 있다. 스포츠와 같은 분야에서 기록경신을 뜻하는 표현인 셈이다.
한편 〈한겨레〉는 지난 13일 '생중계식 보도 안돼’라는 내용의 비판적 기사를 다루었으면서도, 정작 채 사흘도 지나지 않은 16일 스스로 ‘확진자 400명 돌파’라는 표현을 헤드라인으로 뽑아 언행불일치 언론이라는 일그러진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