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51] 오랜 세월 강인함 잃지 않고 버텨 온 금산 신평리 은행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51] 오랜 세월 강인함 잃지 않고 버텨 온 금산 신평리 은행나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20.02.19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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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채원상 기자] 금산 추부면 신평리에 가면 은행나무가 있다.

사골 정취가 살아있는 돌담길을 요리조리 빠져나오면 은행나무 꼭대기가 보인다.

태산 같은 장엄함 마저 느껴지는 신평리 은행나무는 위로 자란다기 보다 옆으로 넓게 펼쳐진 모습이다.

마을회관 앞 광장을 온통 차지한 나무 그늘에는 넓은 평상이 놓여있다.

여름철에는 아 나무 아래서 더위에 지친 몸을 편히 뉘었으리라.

노거수는 지난 수백년 동안 마을의 수호신이자 안락한 쉼터였다.

수령이 800년을 넘었고 둘레 6.5m, 높이 20m이다.

1982년 충남도 나무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수세는 강건하고 생육상태도 매우 좋은 편이다.

줄기는 곧추서고 아래쪽에서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 내렸는데 울퉁불퉁 솟아오르는 것이 강인한 남성의 근육을 보는 것 같다.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올랐는데 가지는 거의 수평으로 넓게 퍼져 나무 아래서 하늘을 보면 마치 우산살을 펼쳐 놓은 것 같다.

천년에 가까운 긴 세워을 살았지만 조금도 시든 가지가 없이 젊은 나무처럼 당당하게 버티고 선 모습이 마치 성자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이 나무도 암 나무로 해마다 많은 열매가 달려 풍요로운 가을을 느끼게 한다.

마을 주민에 따르면 워낙 많은 열매가 달리기 때문에 때로는 가지가 찢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은행나무 옆에는 ‘보호수 신평리 은행나무’라고 새긴 자연석 화강암 석비가 세워져 있다.

은행나무를 올랴다 보면 잎사귀 사이에 간간히 보이는 짙푸른 하늘 사이로 흰 구름이 선명하고, 가지에는 이파리 사이에 노란 은행 알이 알알이 맺혀있다.

마을 아이들은 비닐 주머니를 들고 은행 알을 줍는다.

저 마다 하나라도 더 주울까 서로 경쟁하듯 뛰어 다닌다.

바람이 일 때 마다 노랗게 익은 열매가 후드득 떨어진다.

머리에 맞을 새라 아이들이 어깨 속으로 머리를 감춘다.

줄기 아래 쪽에는 굵은 유주가 불퉁불퉁 솟아 올랐다.

줄기에 붙은 유주는 길게 자라 지면에 닿으면 다시 뿌리를 내린다.

이미 금산에 두 그루의 천연기념물이 있어 도 보호수 지정에 그쳤지만 생명문화재라 하기에 충분하다.

수쳔년은 더 살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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