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입동리 주민 “3번을 쫓겨났지만 이번만은 안된다”
청주 입동리 주민 “3번을 쫓겨났지만 이번만은 안된다”
청주에어로폴리스 2지구, 주민 이주대책 미적…불안 지속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02.2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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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입동리 마을에 붙은 현수막. 입동리 주민들은 청주에어로폴리스 개발 사업과 관련해 뚜렷한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입동리 마을에 붙은 현수막. 입동리 주민들은 청주에어로폴리스 개발 사업과 관련해 뚜렷한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충북 청주국제공항 인근 주민들이 청주에어로폴리스 산업단지 개발 등과 관련해 3번을 이사할 처지에 놓였지만 관계 당국의 주민 이주대책이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만 가고 있다.

또한 이주는 물론 토지보상 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협의를 끝낸 토지는 성토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협의가 안 된 논 등에는 농사 준비가 진행되는 등 청원군 내수읍 입동리 마을은 혼란 속에 휩싸였다.  

20일 입동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그동안 3번은 나라에서 하는 사업이라길래 가라는 대로 했는데 이번에는 안된다. 3번은 쫓겨났지만 이번만큼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입동리에서 40년을 살았는데 계속 쫓겨나고 있다. 올해도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보상도 하지 않고 공사를 시작했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80대 주민은 “사람이 살고 있는데 옆에서 공사하면 안 된다”며 “산채로 매장돼도 이주대책 완료 안 해주면 안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주시장 만났을 때 일제와 6·25동란 다 거쳤지만 이번이 제일 큰 고통이라고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입동리 주민들은 공군비행장이 들어서면서 한번, 비행장 활주로 공사로 두 번, 청주공항이 들어서면서 세 번 이사했다. 이어 에어로폴리스 산단 개발이 시작되면서 네 번째 이사를 가야 할 처지다.

문제는 지난해 사업 주체인 충북경제구역청이 입상리와 구성리로의 이주대책을 마련하고 주민들을 안심시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척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입동리 주민들은 바로 옆인 입상리로 14가구, 구성리로 16가구가 이주할 계획이다.

이 중에서 입상리로 이주하는 14가구는 대부분 보상 협의가 끝나 성토가 진행 중이며 구성리로 예정된 주민들은 협의가 되지 않고 수용재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충북경자청 관계자는 “구성리로의 이주를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며 “이주 예정지역이 아직 매입은 하지 않은 상황이며 지구지정이 끝나면 보상계획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마을에 공사 차량이 진입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보상한 토지에 농사를 짓는다는 민원이 들어와 경작금지 팻말 설치하러 간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입동리 마을에 설치된 경작금지 안내판. 사닞=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입동리 마을에 설치된 경작금지 안내판. 사닞=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입동리 주민들에게는 지난해 11월 이주자 택지 조성을 위·수탁받은 충북개발공사로부터 ‘수용재결신청 관련 토지조서 등 날인요청’이라는 공문이 배달됐다. 

이는 보상 협의가 되지 않은 토지 등에 대해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보상 및 취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용재결을 신청한다는 통지서다.

이어 청주시도 지난달 17일 주민들에게 ‘수용재결에 따른 열람 공고’를 통지했다.

입동리의 한 주민은 “마을 주민 대부분이 80~90대 어르신들인데 이런 공문을 발송해 놓고 무조건 추진하는 모습에 기가 차다”며 “서너 번씩 이주를 당해야 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진행하는 행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구성리 이주와 관련해 주민들과 경차청 간에 분양면적, 분양가, 건폐율상향 요구 등의 입장차가 커 보상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주민들과 좀 더 소통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단지 개발을 위해 일찌감치 토지거래 제한구역으로 묶인 입동리와 새롭게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구성리와의 토지가격 차이로 인해 왠만한 주민들은 보상을 받아도 이주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청주에어로폴리스 2지구 개발 사업은 청원구 내수읍 입동리·신안리 일원 41만1152㎡로 추진되고 있다.

2지구는 항공 관련 기업들을 유치해 헬기 정비단지로 개발될 청주공항 옆 1지구와 연계한 항공산업 혁신성장 클러스터 조성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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