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공주=김갑수 기자] 국내 정신건강분야 전문가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생명을 잃은 청도 대남병원 정신장애인 2명의 명복을 빌며 SNS에 올린 글이 조용한 울림을 주고 있다.
정신장애인의 이번 사망이 사회환경적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과 함께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개선과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
국립공주병원 이종국 의료부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청도 대남병원 입원 중 돌아가신 두 분의 정신장애인의 명복을 빌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부장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두 분의 선행 사인은 ‘정신병동 장기입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두 분이 병원에 오랜 기간 입원하지 않았다면 과연 이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셨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두 분의 증상이 어느 정도 심했는지, 반드시 입원이 필요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장기입원의 이유가 두 분의 병이 심해서라기보다는 가족이 돌보기 어렵다든지, 퇴원 후 돌아가서 살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든지 하는 사회환경적 요인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부장은 특히 “인간의 기본권인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인권문제 뿐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신장애인의 입원은 반드시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부장은 “이미 많은 분들에 제안한 것들이지만, 몇 가지 가장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것들을 거론해 본다”며 ▲입원기간 최소화(3개월 이내로 제한) ▲전국의 정신병상수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 ▲병동과 병실의 과밀화 해소 ▲대형화된 병원과 병동별 정원도 현재보다 절반 이상으로 감축 ▲병원의 치료 환경(인력, 시설, 약물, 프로그램) 획기적 개선 등을 촉구했다.
동시에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인프라 대폭 확충과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문성‧독립성 보장 및 인력‧예산‧권한 대폭 확대 등도 주문했다.
계속해서 이 본부장은 “감염 뿐 아니라 자살, 사고, 신체질환 등으로 병원이나 시설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정신장애인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더 이상 미루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고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분야 관계자들은 “정신보건개혁의 큰 방향을 제시해주셨다”며 SNS를 통한 공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부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충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한 국내 정신건강 및 자살예방 분야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