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현재의 상황은 전시에 준하는 매우 엄중한 상황입니다. 문자와 전화를 통해 사전 안내를 드리겠으며, 신천지교회 신도 분들께 강력한 협조를 권고합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확진환자를 경기도 소재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권영진 대구시장)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대구.경북지역 단체장들이 26일 보여준 위기상황 대처능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드높다.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다름 아닌 신천지교회 신도들임에도 불구, 이 경북도지사는 이날 말로는 ‘전시에 준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외치면서도 이를 수습하기 위한 대응은 정작 ‘전시가 아닌 평상시’와 같은 톤을 보여, "상황을 지나치게 안일하게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권 대구시장의 경우는 경북을 비롯 부산, 울산, 경남지역 등 가까이에 광역 시.도가 있는데도 굳이 멀고 먼 경기도, 그것도 인구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 소재 병원을 콕 집어 제안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북도지사는 한가하게 '신천지 신도들에게 전하는 협조문'을 발표했다”며 “정부와 자치단체에 협조하라는 '협조문'은 신천지 교주가 발표해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천지와 ‘새누리-미통당’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소문을 부추기는 건, 바로 미통당 단체장들의 '관계자 같은' 태도”라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서울시장은 서울 거주 신천지 신도 5만 여명 전수 조사를 지시하고 교도 전원에게 자가격리를 권고했다”며 “경기도지사는 신천지 본부를 강제 수색했다”고 상기,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일깨웠다.
한편 이 경기지사는 권 시장의 요청에 대해 “대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며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도 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정중한 거부'인 셈이다.
그는 대신 “오늘 정부에 '대구의 민간병원의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에 코로나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물론 독립되고 안전한 병원으로)' 방법을 제안했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