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코로나19… 지금 필요한 건 낙인 대신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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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에 대해 도 넘은 신상 털기와 비난세례 할 수 있는 사람, 어디에도 없소”
  • 정민지 기자
  • 승인 2020.03.04 17: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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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5300여 명을 돌파한 가운데 대전 지역에선 현재 16번째 확진자까지 발생했다.

지역 내에 ‘의심’환자만 있을 때도 시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었다.

하지만 의심환자들이 잇따라 음성 판정을 받자 사람들은 ‘코로나19 청정지역 충청도, 코로나도 노잼 도시엔 안 온다’라 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도 잠시, 지난 21일 계룡과 대전을 시작으로 충청권마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자 시민들의 공포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 공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확진자들에 대한 도 넘은 신상 털기, 비난세례 등으로 이어졌다.

확진자들의 이동동선엔 시민들의 악플도 함께 따라왔다.

“다 같이 죽으려고 환장 했나” “이리저리 엄청 돌아다녔네”

이동동선은 말 그대로 이동동선이다. 이동동선을 자가격리와 같은 단어로 혼동해선 안 된다.

이동동선은 증상이 나오기 전부터, 다시 말해 확진자 자신도 증상을 느끼지 못했을 당시부터 적어나간다. 약 2주간의 잠복기가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접촉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최소한의 명확한 동선만 공개한다. 필요 이상의 정보까지 밝혀지면 해당 확진자가 사회에서 ‘매장’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에도 “A번째 확진자, B 아파트 C동에 산다더라” 등의 정보는 쉽게 듣고 찾을 수 있다.

한 사람의 세세한 개인정보가 마구잡이로 SNS 등에서 떠돌고 있다. 확진자의 개인정보 유출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어느덧 사람들은 확진자를 바이러스 그 자체로 보는 경향 때문이다.

확진자도 사람이다. 앞서 감염이 돼서 방문장소 등을 진술했다는 이유만으로 지탄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

확진자의 협조를 손가락질로 응대해선 안 된다. 무분별한 비난으로 인해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기피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확진 판정 받아도 진술 등에 협조하지 않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다.

전염률이 높은 코로나19는 자칫하면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공포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공포가 다른 사람을 힐난할 수 있는 자격이 될 순 없다.

4일 지역 내 첫 번째 확진자였던 20대 여성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 조치됐다. 의료계는 해당 여성이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확진자에 대한 비난이 아닌 격려다. 낙인과 마녀사냥이 아닌 응원이다.

지금이야말로 성숙한 시민의식이 빛을 발할 때다.

지난 2일 대전시 관계자는 이렇게 당부했다.

“확진 판정을 받으면 판정 직후 역학조사관이 본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다. 대부분 놀랄 수밖에 없다. 처음엔 너무 놀라 거부반응을 보이다 거의 충분하게 협조 의사를 보인다.

이동동선이 공개되면 결국 좁혀 좁혀 들어가 아파트의 몇 동 몇 호인지까지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당사자 입장에선 거기서 거의 못 살게 된다.

이동동선을 공개하는 이유는 혹시나 있을 추가 접촉자를 발견하기 위해 스스로 신고하게 만들기 위해 하는 거다.

추가 접촉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없는 곳은 공개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한다.

확진자의 인권 문제나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그에 따른 방역조치는 완벽하게 다 하니까 믿으시면 된다. 양해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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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는빨라 2020-03-05 17:13:41
공감합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코로나19 속히 이겨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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