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중앙일보〉는 5일 ‘노트북을 열며’라는 기자 칼럼을 통해,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는 입장을 선언했다.
제목부터 ‘한국인이어서 미안합니다’라는 칼럼은 전수진 국제외교안보팀 차장이 썼다.
결론적으로, 그는 자신의 칼럼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존감은 아예 내팽개쳤다. 전반적인 논조는 필자의 자격지심에서 끄적거린 '낙서 수준'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중앙일보〉는 영문 버젼에서 ‘Apologies for being Korean’(한국인이어서 사죄드린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했다. 한국인이어서, 미안하다 못해 사죄까지 해야 하는 단계로까지 수준을 확 높였다. 자신을 바닥까지 한껏 낮춘 셈이다.
필자는 최근 미국 출장 후 귀국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로 칼럼을 시작했다. 옆자리에 앉은 미국인 승객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비해 예방조치한 후, 마스크를 낀 채 13시간 비행 동안 미동도 않은 점을 묘사했다. 그리고는 그 사람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국인이어서 미안했던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갑자기 옆에 마스크 쓰고 있는 미국인에게 대체 왜 미안했던 것일까? 혹시라도 필자가 바이러스에 걸려서? 아니면 그에게 해서는 안될 어떤 피해를 주어서?
이어 “출장 기간 내내 미국의 간판 아침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의 진행자들은 매일 첫 소식으로 “'데이구우(대구)의 우한(武漢) 바이러스' 소식을 전했다”고 적었다.
‘우한’을 의도적으로 소환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중국 혐오를 조장하는 표현으로, ‘코로나19’로 바꾸기로 한 지 이미 오래됐는데도 말이다. 영어버전에서는 ‘Coronavirus in Daegu’로 표기돼 있고, 실제 미국의 모든 언론매체에서도 '우한 바이러스'라고 하지 않는다. 사실 왜곡이다.
그는 또 “아파트 단지에 불이 났는데 옆집보다 우리 집이 피해를 더 빨리 파악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셈 아니냐”며 “그럴 시간이 있으면 묵묵히 진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시시각각 방역당국이 알리는 코로나 사태 현황 브리핑을 꼬투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감염병의 기본도 모르는 무지의 소치로밖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감염병은 치료 못잖게 확산방지를 위한 역학조사와,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인 방역조치가 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다. 무지해서 용감하게 마구 쓴 모양새다.
그는 이어 “지금 정치권을 보면 진영을 막론하고 코로나 퇴치에 진심 순도 100%인 이들은 없어 보인다”며 “대통령 사과가 없다고 물고 늘어지는 게 무슨 도움이 되며, 나라 안이 엉망진창인데 북한에 방역 협력을 제안하는 건 애들 말로 말인가 막걸리인가”라고 적었다. 영어 버전에서 그가 언급한 ‘애들 말’은 생략됐다.
드디어 마지막 단락에서 그는 자신의 속내를 여지 없이 드러내고 말았다. 우선 그의 솔직함에 ‘경의’를 표한다.
“코로나 이후가 더 두렵다. 대한민국의 민낯을 직시하고, 판을 다시 짜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다시는 한국인이어서 미안하고 싶지 않다. 내 나라는 이런 나라가 아니다.”
‘판을 다시 짜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라는 표현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다분히 선동적인 표현이다. 김미리 교수의 ‘민주당은 빼고’ 칼럼을 연상케 하는 이유다. 역시 영어 버전에서는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