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날 같은 신문에 한 가지 똑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대체 독자들에게 어떤 정보를 믿으라는 것일까?
정론직필을 자처하는 〈동아일보〉는 8일자 ‘마스크 대란’을 소재로 한 기사 두 꼭지를 인터넷판에 올렸다.
「‘마스크 대란’ 대만은 어떻게 해결했나…모범사례로 떠올라」라는 스트레이트 기사에 이어, 「‘김순덕의 도발’ 공적 마스크가 드러낸 ‘문재인 사회주의’」라는 칼럼이다.
전자는 대만 정부가 마스크 공급수량을 제한해 모범사례로 떠올랐다고 다룬 반면 후자는 정부가 마스크 생산과 유통, 판매와 분배까지 100% 관리하는 '문재인표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만이나 한국이나 모두 '마스크 대란'을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데도, 대만은 ‘모범사례’로 평가하면서 한국은 ‘사회주의’라며 빨강색 주홍글씨로 낙인 찍어버렸다.
특히 김순덕 기자는 대기자라는 높은 타이틀의 권위를 앞세운 탓인지, 내친 김에 오버까지 했다. 그는 “벌써 마스크 공장이나 판매처에선 ‘이 나라가 독재국가냐’ ‘민주주의, 자본주의가 아니라 공산주의 공출제’라는 아우성이 나온다”라고 몰아붙였다.
두 기사의 최종 입력 시간을 보면, 이날 각각 오후 5:15과 5:55으로 기록돼 있다. 불과 단 40분만에 보란 듯이 이율배반을 범한 꼴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동아일보〉는 이튿날인 9일 오전 3:55에 마스크 관련 기사를 또 내보냈다. 이번에는 ‘줄서지 않고 마스크 사는 대만…비결은?’이라는 제목의 기사다. 전날 ‘모범사례로 떠올랐다’고 칭찬했던 대만 사례 2탄이다. 한국과는 달리 줄서지 않고 마스크를 사도록 잘 통제하고 관리한 대만을 우리 정부가 본 받으라는 권고성 기사다.
하룻새에 〈동아일보〉는 이처럼 같은 주제를 놓고 오락가락 갈지자 횡보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김순덕 기자만 바보 취급 당한 셈인가? 그래도 그는 〈동아일보〉의 간판 대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