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사실에 대한 믿음, 할 말을 하는 용기…사실의 힘을 바탕으로 세상을 비추는 정직한 거울의 역할을 묵묵히 해나가겠다”
〈조선일보〉는 최근 창간 100주년을 맞아 독자들에게 이런 약속을 내놓았다. 이런 다짐은 그러나 채 닷새가 지나기도 전인 9일, 한낱 ‘공언(空言)’이자 허언(虛言)’에 불과했음을 여지 없이 보여줬다.
같은 날, 같은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 전혀 엉뚱한 두 가지 논조를 보였다. 명품 미디어’를 자처하는 〈조선일보〉의 이중적 민낯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디지털미디어 〈조선비즈〉는 이날 ‘코로나도 명품 소비는 못말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명품소비시장이 ‘코로나19’사태 속에서도 정말이지 '못 말릴 정도로 활황'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경을 소비양극화를 그 배경으로 깔면서.
하지만 매체는 3시간이 지난 시각에, 이와는 180° 다른 기사를 올렸다. 이번에는 「"VIP도 지갑 닫았다"... 코로나 여파에 명품 성장세 꺾여」라는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짧은 시간에 냉탕과 온탕을 들락거린 듯한 모양새다.
첫째 기사에서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명품 소비만은 10%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내 백화점의 판매 기록을 근거로 댔다. 올해 1~2월 명품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6.7%(롯데), 16.4%(신세계), 15.3%(현대)로 각각 늘어났다고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두번째에서는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지난달 23일을 기준으로 이달 5일까지 명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8%(신세계), 18.6%(롯데)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요컨대, 전자는 지난달(1~25일) 매출을 근거로 한 반면 후자는 지난달 23~이달 5일까지의 매출을 토대로 전혀 다른 내용의 기사를 만들어냈다.
'프리미엄 경제매체'를 자처하기에 앞서, 〈조선비즈〉는 미디어의 ABC인 ‘게이트 키핑(Gate Keeping: 뉴스 결정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과정)’이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부터 살피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