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희망 바이러스’ 표현… 그러나 1인치 아쉬운 ‘미스매칭’
文대통령의 ‘희망 바이러스’ 표현… 그러나 1인치 아쉬운 ‘미스매칭’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3.12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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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사태를 전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선언한 12일, 국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말로바이러스를 압도하는 '희망 바이러스'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사태를 전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선언한 12일, "바이러스를 압도하는 '희망 바이러스'가 필요하다"며 국민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이 표현은 다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압도하는 ‘희망 바이러스’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못지않게 기승을 부리는 ‘불안 바이러스’도 막아내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사태를 세계적 대유행(펜데믹)으로 규정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코로나19'사태로 시름을 앓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이렇게 대신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무심코 적은 듯한 ‘희망 바이러스’라는 표현은 그러나 ‘옥에 티’처럼 매우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아니 온 세계가 난리통인 가운데 ‘희망’이라는 긍정적 가치에 하필 ‘바이러스’라는 노이로제와 같은 기피대상의 단어를 구사했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이날 SNS에서 한 네티즌은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매우 중요한 통치행위”라며 “지역사회감염 사태 이전부터 지속되어 온 대통령의 부적절한 언사가 내내 거슬렸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희망 바이러스’의 진의를 이해 못할 사람은 없겠지만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당일,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의 입에서 ‘바이러스’라는 단어가 거침없이 나왔어야 될 일인지”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앞서 강성곤 KBS 아나운서는 최근 “‘컴퓨터 바이러스’에서나 익숙했던 바이러스가 코로나19를 만나 바야흐로 극성”이라며 “바이러스는 '비루스(Virus)'라는 라틴어가 원말로 ‘독(毒)/독한 물질/독이 들어있는 분비물’이란 의미”라고 일깨운 바 있다.

그는 “어쨌거나 행복 등 긍정적 가치와의 매칭은 어불성설”이라며 “이 난리통이 머지않아 끝나고 ‘행복/공감/친절 바이러스’ 운운하는, 말도 안 되는 진술도 함께 사라져버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긍정적 가치를 수식해주는 대안으로 순우리말인 ‘홀씨’ 사용을 제안했다. 이를테면, '행복/공감/친절 홀씨'처럼 말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희망 바이러스’라는 표현은 ‘희망 홀씨’ 쯤으로 바로잡는 게 한결 낫지 않았을까 하는 견해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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