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부여=김갑수 기자] 박정현 부여군수가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지역을 바꿀 ‘그랜드 디자인’을 현실화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박 군수는 최근 <굿모닝충청>과 가진 인터뷰에서 홍산면 일반산업단지에 농업바이오 기술 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코자 한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창출, 양질의 일자리와 함께 인구 유입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박 군수는 또 450억 원 규모의 동아시아역사도시진흥원 설립과 함께 백마강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아우르는 국가정원으로 만들어 내겠다며 “저에게는 꿈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역사문화예술교육종합타운 조성과 충청산업문화철도의 조속 추진 필요성을 언급한 박 군수는 총선 출마자들에게 이에 대한 공약 반영을 요청한 사실을 언급하며 사업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앞서 박 군수는 정치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일하는 국회, 성과를 내는 국회를 꼽은 뒤, 수도권 집중 문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함으로써, 지방정부가 이런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방분권으로 가야 수도권 집중의 기현상을 막아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박정현 부여군수 인터뷰 전문]

- 바쁘실 텐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드린다. 우선 대한민국 정치와 국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뭐니 뭐니 해도 국민은 일은 안 하고 싸움만 하는 정치를 가장 싫어하신다.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 실적이 29.5%로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일을 안 했다는 것이다. 모든 문제점들에 대해 대화하고 타협하며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민의의 전당’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20대 국회 내내 발목잡기와 정쟁을 보여줬다.

대안이 없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문제가 있다면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생산적인 정치를 이끌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소모적일 뿐만 아니라 ‘정쟁의 전당’으로 전락했다. 이것이 법안 처리 실적으로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4.15 총선에서 어떤 후보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국회를 본래의 기능인 ‘상생의 전당’으로 만들 것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

- 말씀하신 것처럼 20대 국회를 ‘역대 최악’이라고 보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동시에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염원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개혁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1987년 민주화 체제 이후 우리 정치는 권력의 수평적 분화가 이뤄졌다. 중앙집권 역시 자치분권이라는 이름으로 권력 자체가 지방화 되고 있는 단계다. 김영삼 대통령의 경우 금융실명제 도입은 물론 하나회 숙청을 통해 특정 군부 집단이 부당한 방법으로 집권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많은 대통령께서 힘을 기울여 입법-사법-행정 간 견제와 균형이 잘 작동해 왔는데, 다만 그 중에서도 검찰은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해 왔다. 다행스럽게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법 등으로 인해 검찰개혁의 기본적인 디딤돌을 놓았다고 생각한다.

싸움만 하고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20대 국회의 유일한 성적이 있다면 바로 검찰 개혁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유치원 3법’ 등 아이들에게 안전한 교육의 장을 새롭게 만들어주고, 특정 기득권 세력을 위해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한 것도 고맙게 생각한다.

이런 점들이 상습적인 발목잡기 과정에서도 국회가 국민에게 보여 준 최소한의 성과 아닐까 한다. 국민을 위해 정쟁 아닌 성과를 내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

-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획기적인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요구와 바람도 많을 것 같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우리 국민의 50% 이상이 집중돼 있다. 그럼으로써 지방은 점점 공동화되고 출산률까지 낮아지면서 학생보다 선생님이 더 많아지는 기형적인 학교까지 생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합학교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함으로써 지방정부, 기초정부가 이런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방분권으로 가야 수도권 집중의 기현상을 막아낼 수 있다. 그래야만 지방 공동화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공약에 반영, 반드시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은 무엇이 있나.

“부여군의 경우, 다른 농촌도시도 마찬가지지만 농공단지를 제외하곤 제대로 된 산업단지 하나 갖추지 못할 정도였다. 전형적인 농업·농촌이다. 대부분의 인구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그나마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이자 백제의 고도(古都)여서 기본적으로 농업과 함께 관광과 문화 등 두 가지 축으로 발전을 이뤄 왔다.

그러나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수학여행 오는 학생들이 없어지고 관광객의 발길이 많이 끊겨, 환경은 지키면서도 일정하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게 됐다.

농업과 역사·문화·관광뿐만 아니라 산업도시로서의 최소의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저희는 군정 사상 처음으로 홍산면 일반산업단지 유치에 성공했다. 기반조성에만 826억 원이 투입되는데 지난해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았다. 군이 감당해야 할 142억 원 정도는 이미 기금으로 조성해 놓은 상태다. 나머지는 국·도비로 추진된다.

저희가 열정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홍산면 일반산업단지에 농업바이오 기술 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코자 하는 것이다. 충남도와 정책협약을 통해 추진하기로 했고, 현재는 중앙정부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98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렇게 되면 오창 의약바이오와 부여 농업바이오, 서천 해양바이오, 전주 바이오산업단지로 이어지는 서부 바이오벨트가 연결·완성된다. 그동안 전통적 농업·농촌도시에서 벗어나, 농산물이 원료가 되는 농업바이오 사업이 완성된다면 생상 발전은 물론 좋은 일자리가 생겨 인구 유입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지향적인 이 사업을 통해 부여의 경제 활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8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 중 4개가 부여에 있다. 부여는 고대 동아시아의 허브 역할을 했던 백제의 고도이기 때문에 동아시아역사도시진흥원(진흥원)을 건립하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다. 다행스럽게 올해 예산으로 용역비 2억 원을 확보했다.

총 450억 원 규모의 사업인데, 진흥원이 생기면 고대역사관과 컨퍼런스홀, 백제학 연구 스튜디오 등을 갖추게 될 것이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크게 빛나고 있는 한류 문화의 원조가 저희들은 백제라고 생각한다.

아시다시피 왕인 박사가 일본에 문자를 전해주는 등 동아시아 문화를 주도했던 것이 백제다. 진흥원이 한류 원조 백제문화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되면 우리 부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로서 그 명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저에게는 또 하나의 꿈이 있다. 순천에는 순천만 국가정원이, 울산에는 태화강 국가정원이 있다. 우리 부여에는 천혜의 아름다운 금강이 있다. 바로 금강 기슭에 백제의 수도 사비가 있었던 것이다. 아름다운 경관을 가지고 있는 백마강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함께 국가정원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저의 꿈이다.

한편으론 역사문화관광도시인 부여군이 거기에 맞는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부여에는 오페라나 뮤지컬 등 제대로 된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과 미술관도 없다.

이에 대공연장과 미술관, 공공도서관은 물론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평생학습관과 체육시설 등을 포함한 역사문예술교육종합타운을 추진 중이다. 6만 평이 넘는 부지에 1000억 원 정도의 기반조성 사업이 필요하다. 이미 500억 원을 만들어서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오는 가을부터 토지 매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세계유산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관광·예술 분야 인프라를 갖추게 될 것이다. 30~40년 동안 변하지 않은 부여에 대한 인식이 역동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

부여에는 백제 고도로서의 문화유산 말고도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송곡리 선사유적이 있다. 3000여 년 전 우리 조상들이 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에도 유사한 유적이 많은데, 현지에 갔을 때 느낀 것은 체계적으로 정비해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화재청과 함께 2030년까지 송곡리 선사유적 종합정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세계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부여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하나하나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것들을 제대로 보여드리려면 도로와 철도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선)는 박수현 전 국회의원이 2015년 당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사실상 폐기됐던 것을 다시 살려낸 사업이다. 이를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시켜 조기에 착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염원이다.

하나하나 정리해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을 한 분 한 분 모셔다가 브리핑을 했고 ‘공약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에 당부할 사안이 있다면.

“부여·공주·청양에 출마하는 모든 분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애써주시고자 하는 마음은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민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말로만 하는 정치, 정쟁만 하는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이 정말 원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주셨으면 한다.

국민과 지역 주민들이 원하고 공감하는 정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아무리 국회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도 주민들의 생활과 관련이 없거나 지역발전과 무관하다면 불편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주민들의 편의와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세심하게, 그리고 정성껏 챙겨주시는 정치인이 되어주셨으면 한다.”

- 끝으로 <굿모닝충청> 독자와 부여군민에게 한 말씀

“<굿모닝충청> 독자 여러분, 군민 여러분, 반갑다.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늘 부족한 게 많고, 마음껏 하고 싶어도 여러 여건 상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어디까지 여러분과 동행할지 모르겠지만, 함께 공감하고 어깨를 걸며 고민하면서 가고자 한다. 군정과 시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함께 고민하며 응원해 주셔서 그 힘으로 부여군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저도 신뢰받는 군수로서 여러분 곁에 언제나 함께 있겠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