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홍성·예산은 진보 진영에게 무덤으로 통하는 지역이다. 역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이긴 적 없기 때문이다.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도 보수진영의 불패 신화가 이어질지, 진보 진영의 이변이 발생할지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2일 순천향대 교수인 김학민(59) 예비후보를 단수공천 했다.
미래통합당은 지난 14일 경선 결과를 토대로 4선 도전에 나선 홍문표(72) 국회의원을 본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로써 김 예비후보와 홍 의원이 본선에서 격돌하게 됐다.
우선 김 예비후보는 신례원초와 예산중, 천안고, 텍사스대를 졸업했다. 텍사스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순천향대 교수로 일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순천향대 부총장과 충남테크노파크 5·6대 원장을 지냈고, 충남도 경제특보와 민주당 혁신도시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양승조 충남지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랜 기간 교수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분야 경제정책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김 예비후보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권리당원이 없어 정치로는 선거를 이길 수 없다“면서도 ”정책으로는 이길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확실한 지지층이 없다는 점은 약점이다. 정치신인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얼굴 알리기도 쉽지 않다.
홍성과 예산에 각각 지지 기반을 둔 같은 당 최선경(50) 예비후보와 홍성·예산지역위원장을 지낸 강희권(51) 변호사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아울러 김 예비후보가 민선 4기 이완구 도정 시절 충남테크노파크 원장을 지낸 만큼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홍 의원은 한영고, 건국대를 졸업했다. 한양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받고 1985년 국회 의장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3선(17·19·20대) 국회의원으로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충남도당 위원장과 최고위원 같은 주요 당직을 거쳤고, 홍준표 대표 체제에선 당 사무총장을 맡아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다.
홍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내는 등 농업·농촌 분야 전문가다.
가장 큰 약점은 ‘올드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되면서 당내 입지가 좁아진 점도 약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예산지역에서는 홍 의원에 대한 반발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의 무리한 추진이 지지 기반 축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충남 혁신도시 지정 근거의 법적 근거인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점을 내세워 약점을 정면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충남도청과 도 교육청, 도 경찰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 표심이 이번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기준 내포신도시 인구는 2만6725명으로, 30~40대가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홍성과 예산은 충남에서도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내포신도시 주민들은 현재 여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예비후보와 홍 의원은 혁신도시 지정과 정주 여건 개선책 같은 내포신도시 활성화 공약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예산과 홍성지역의 자존심 싸움도 관심사다. 김 예비후보는 예산, 홍 의원은 홍성 출신이다.
두 후보 중 누가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홍문표 후보가 42.47%(3만5958표)를 얻어 24.09%(2만396표)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강희권 후보를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