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민주당 천안 경선, 지역구 세습?
[노트북을 열며] 민주당 천안 경선, 지역구 세습?
측근 챙기기 정치 본질 아냐…양승조 충남지사, 더 큰 정치하려면 품 키워야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0.03.15 19: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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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천안지역 경선이 지난 주 마무리됐다. 본선 못지않게 관심이 컸던 이유는 ‘친(親) 양승조 진영 대 비(非) 양승조 진영’ 구도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친 양승조 진영이 압승을 거두며 시시한 승부가 됐다. (자료사진: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천안지역 경선이 지난 주 마무리됐다. 본선 못지않게 관심이 컸던 이유는 ‘친(親) 양승조 진영 대 비(非) 양승조 진영’ 구도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친 양승조 진영이 압승을 거두며 시시한 승부가 됐다. (자료사진: 충남도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천안지역 경선이 지난주 마무리됐다. 본선 못지않게 관심이 컸던 이유는 ‘친(親) 양승조 진영 대 비(非) 양승조 진영’ 구도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친 양승조 진영이 압승을 거두며 시시한 승부가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노출된 모습들은 여전히 씁쓸한 뒷맛으로 남고 있다. 이른바 ‘빅 브라더’의 입김과 의중에 의해 전혀 새로운 판이 짜이거나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천안시장 보궐선거 경선과 천안병 국회의원 선거 경선이다.

당초 천안시장 보궐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졌는데, 경선 신청 당일 정순평 예비후보가 돌연 불참을 선언하면서 장기수 예비후보와 한태선 예비후보로 압축됐다.

도지사 특보인 정순평 예비후보가 돌연 드롭을 선언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양승조 지사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 이와 맞물려 정순평 예비후보가 전날 내포신도시 도청사를 다녀왔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비 양승조 진영’과의 대결서‘ 친 양승조 진영’ 압승…‘빅 브라더’의 등장?

결과적으로 양 지사의 측근들이 적극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태선 예비후보의 승리로 경선은 마무리됐다.

주지하다시피 장기수 예비후보는 지난 2018년 민주당 도지사 경선 당시 복기왕 예비후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실제로 그랬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자신을 돕지 않았던 세력에 대한 정치 보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돈다. 

홍성‧예산에서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하다 결과적으로 총선 출마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강희권 변호사도 마찬가지인 경우다.

천안병의 상황 역시 닮은 점이 많다. 윤일규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갑자기 양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청년위원장을 지낸 이정문 변호사가 등장하더니 박양숙 예비후보와의 경선에서 이겨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것이다.

특히 이 변호사는 ‘양발윤추(양 지사 발탁, 윤 의원 추천)’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경선에 임했고, 양 지사와 도청에서 같이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정순평 예비후보, 석연치 않은 포기…천안병은 사실상 지역구 세습

국회와 정당, 서울시에서 정무수석까지 거쳐 “고향 천안을 바꾸겠다”며 혈혈단신으로 내려온 박양숙 예비후보의 입장에서는 3대 1의 싸움을 벌인 거나 마찬가지다. 여성인 박 예비후보에 대한 기사도 정신을 기대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가혹할 정도의 ‘집단적 린치’가 벌어졌다 해도 무리는 아닐 듯하다.

천안병은 양 지사의 옛 지역구로, 도지사 출마와 맞물려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현직 의사 출신인 윤 의원이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양 지사의 낙점(?)이 곧 공천이었던 것이다.

이번에도 이정문 변호사가 본선에서 이겨 21대 국회의원이 된다면 사실상 지역구를 두 차례나 세습했다는 시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종문 예비후보는 ‘패거리 정치 OUT’이라는 피켓을 목에 걸고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무슨 의미인지, 정치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
김종문 예비후보는 ‘패거리 정치 OUT’이라는 피켓을 목에 걸고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무슨 의미인지, 정치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

그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인물도 발생했다. 충남도의회 의원을 지낸 김종문 천안병 예비후보가 대표적이다. 김 예비후보는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자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태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번 천안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경선에도 도전했었는데, 윤일규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한 경선 기회는 줬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이유다.

김 예비후보는 ‘패거리 정치 OUT’이라는 피켓을 목에 걸고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무슨 의미인지, 정치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희생양 김종문 예비후보 “패거리 정치 OUT”…양승조 지사 품 키워야

이밖에도 이른바 친 양승조 진영의 사람이 특정 출마자에게 자리를 제안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 사실이라면 도정을 자기 사람 심기의 도구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모든 사정의 중심에 양 지사가 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양 지사가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은 대목도 물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양 지사는 민주당 현역 중 이른바 ‘충청대망론’에 가장 근접해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천안지역 경선을 거치면서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심지어는 “나중에 두고 보자”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전임 도지사 때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정치의 본질은 결코 자기 사람을 챙기는 것에만 있지 않다. 그것은 정치적 입지를 스스로 축소시키는 지름길이다.

양 지사가 취임 후 지금까지 보여준 공공기관장 인사 파문이 왜 아직도 뼈아픈 교훈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은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민선7기도 어느덧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 말이다.

더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서라도 양 지사는 그 품을 키워야 한다. 지금의 승리에 만족해 축배를 든다면 언젠가는 독배로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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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사람 2020-03-16 14:48:42
대체 이게 뉴스기사요, 소설이요?
기자라는 양반이 팩트를 기반으로 사실을 써야지 무슨 독후감 쓰듯 이게 뭐요? 추측 아님 소문

ehals 2020-03-16 11:04:46
양승조지사님이 이래서 부족하단 소리를 듣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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