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아산시 도고면 시전리에 가면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성준경 가옥>이 있다.
19세기 초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중부지방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성준경은 도고 일대에 큰 부동산을 소유한 부자였으나 평소 검소한 생활로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별다른 정원시설없이 가옥내에 인접한 뒷산에 다양한 나무를 가꿨는데 은행나무 두 그루와 느티나무 세그루 등 모두 닷섯 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이 중 가옥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 두 그루는 사찰의 일주문을 연상케 할 만하다.
과거에는 마을 주민이 모여 쉬는 정자목을 역할을 했고, 나무를 베려하자 슬피우는 소리를 내 베지 못했다는 말도 전해져 내려 온다.
가옥의 후원격인 뒤쪽 언덕에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세월을 견디고 있다.
260여 년의 수령에 비해 몇 몇 앙상한 가지만 남았을 뿐 건강한 상태는 아니라서 키도 아담하다.
소나무 숲에 포위돼 있는 환경도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하지만 하나는 가슴을 활짝 핀 느름한 사내의 형상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를 응원하는 듯 수줍은 모습을 한 새색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서로 신분이 다른 남녀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는데 이후 느티나무 두 그르가 자라면서 서로 마주보게 되자 이들이 느티나무로 환생해 함께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수백년을 해로한 이 커플(?)나무는 봄이면 새잎을 돋우면서 서로의 사랑이 여전함을 증명하고 있다.
가옥 후원에 또 하나의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데 어뜻 보면 자리잡은 위치가 별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느티나무 수형만큼은 화려하고 사치스러워 그 자태에 빠져든다.
마음껏 사방으로 가지를 펼치며 꽃바구니를 들고 춤을 추는 발레리나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성준경 가옥은 앞서 소개한 다섯 그루의 보호수 뿐 아니라 많은 나무들이 혼재한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마음껏 나래를 펼 수 있도록 나무 사이 간격까지 배려한 모습에서 성준경의 호방함과 가풍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