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60] 건장한 남정네와 본부인의 위엄을 갖춘...아산 송악 강장리 전나무와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60] 건장한 남정네와 본부인의 위엄을 갖춘...아산 송악 강장리 전나무와 느티나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20.03.17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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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아산시 송악면 강장2리 지레마을에 가면 아산에서 유일한 전나무 보호수와 부인 나무라 불리는 느티나무 보호수를 볼 수 있다.

이 마을의 320년 전 입향조인 창녕성씨 성지인(1648-1699)의 묘가 있는데 묘 앞에 하늘을 찌를 듯 전나무가 우뚝 솟아있다.

오래된 마을에는 남근석(男根石)이 존재하고 음양의 조화를 위해 인근에 어김없어 여성을 상징하는 느티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하지만 중부지방에서는 남근석 보다는 전나무를 심었다.

전나무가 하늘을 향해 치솟는 수형을 가지고 있고 위로 뻗어 있는 열매의 형상이 남근을 대체할 만 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보통은 전나무와 느티나무로 동구 안과 밖을 구분짓기 마련인데 강장리 전나무와 느티나무는 묘역의 안과 밖을 외호하는 형태로 심어졌다.

전나무가 묘역의 안을 지키고 있다면 느티나무는 묘역의 외부를 책임지고 있는 배치구조다.

전나무가 250년 이상 됐고 느티나무가 500년 수령임을 감안하면 본래부터 이 자리에 있던 느티나무를 고려해 묘도 쓰고 전나무도 심었을 것으로 보인다.

강장리 느티나무는 멋진 포즈와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를 걸친 여배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마치 보호수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전나무 오른쪽에 서 있는 또 다른 어린 느티나무를 의식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나무를 물질로만 보지 않고 인격을 부여하기도 하고 신처럼 숭배하기도 했다.

나무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서로 존중하고 균형있게 유지해 주는 중간자 역할을 해왔다.

묘역과 재실을 조성하면서 나무를 신중하게 배치하고 또 보존관리하는 문중의 세심함이 느껴진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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