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조선일보〉의 일본어 사랑은 지극 정성이다.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우리말이 엄연히 있는데도, 굳이 일본말을 끌어다 쓴다. 어느덧 버릇처럼 돼버린 지 오래인 듯싶다.
〈조선일보〉의 기자수첩이 뒤늦게 도마 위에 올랐다. 아예 제목부터 온통 일본말로 정했다.
〈월간조선〉 김태완 기자는 20일 ‘메이와쿠 가케루나’ 대구라는 글을 썼다. ‘코로나19’사태로 시름하고 있는 대구시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론했다.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행렬에도 불평 없이 기다리는 대구시민들의 '민폐' 끼치지 않는 담담한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는 뜬금 없이 일본말을 끌어들인 것이다.
대구 사람들은 요즘 ‘메이와쿠(迷惑·폐) 가케루나’를 실천하고 있다. 메이와쿠는 ‘남에게 끼치는 신세나 괴로움’를 뜻하는 일본말이다. 일본인은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메이와쿠 가케루나(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라고 가르친다.
'메이와쿠 가케루나'가 어떤 뜻인지, 세세히 설명해주는 친절함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말 ‘민폐’ 대신 일본말 ‘메이와쿠 가케루나’라는 표현을 끼워넣어야 직성이 풀리고, 비로소 품격이 완성된다고 믿는 그릇된 강박이 배어 있는 듯하다. 혹시 그게 ‘친일(親日) 강박’은 아닌지 궁금해진다.
기사를 본 독자들은 “수구초심이라더니, 일본말로 잠꼬대하고 있다”고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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