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검사 “언론 동원한 권력기관의 위협…현재 진행형 사실”
진혜원 검사 “언론 동원한 권력기관의 위협…현재 진행형 사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4.01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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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1일, 지난 2월 24일
〈대구지검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1일, 지난 2월 24일 "대검찰청으로부터 감찰을 받고 있는지를 묻는 전화를 취재기자로부터 받은 적 있다"며, 관련 통화내용 녹취록을 전격 공개했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2020년 2월 24일. 현직 부부장검사는 이날 한 법조계 출입기자로부터 난데없는 전화를 받았다. 통화는 습관적으로 녹취됐고, 기록으로 남겨졌다.

해당 검사는 1일 기자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전격 공개했다. 녹취록에 근거해 내용을 간추렸다.

먼저 기자는 최근 대검찰청으로부터 감찰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금시초문인데, 감찰 중인 사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로 하자, 기자는 “녹음 중이라서 곤란하다. 대검에서 감찰 중인 내용을 확인차 전화드렸고, 누구로부터 들었는지는 당연히 말씀 못 드린다. 취재원을 밝히라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맞섰다. 다시 감찰 정보의 출처를 묻자, “취재원을 밝히라는 건데, 검사님이랑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저한테 전화 왔었다고 상부에 보고하라. 하여튼 (감찰 사실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얘기는 제가 확인했으니까 일단 알겠다”며 기자는 전화를 끊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은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와 〈경향신문〉 유희곤 기자다.

진 검사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녹취록(3분10초 분량)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전날 MBC의 ‘검찰-언론 유착’ 의혹 보도 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황희석 전 법무부 검찰개혁추진지원단장이 공개한 〈채널A〉 기자의 편지를 보고 공감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진 검사는 “대검찰청이 어떤 기자님을 동원해서 수감중인 분과 그 가족을 위협하는 중이라는 내용이 암시되어 있는 문서였다”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그 내용이 진실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저 또한 얼마 전 대검찰청과의 친분을 내세우는 한 기자님이 난데없이 사무실로 전화해서 지금 대검찰청에서 감찰중이니까 알아서 처신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들은 사실이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저도 모르는, 저에 대한 감찰 사실을 기자님은 어떻게 아셨는지 이제 좀 알 것 같다”며 “통화한 사실과 내용은 당일 보고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저한테는 안 통하는데, 다른 분들은 가족들의 안위나 본인의 신분 변화에 대한 많은 고민이 생길 것 같다”며 “수사기관으로부터 위협받으시는 많은 분들께 용기와 힘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녹취록에 나오는 유 기자는 법조계를 출입하며, 윤석열 검찰총장 등 검찰을 적극 옹호하는 기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전화로 대검찰청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당신 지금 감찰중이니 알아서 처신하라"는 식으로, 사실상 현직 검사를 '협박'하는 듯한 언행을 보인 것으로 오해를 살만 했다.

이른바 '검-언 유착'이 그저 의혹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곳곳에서 현재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결정적 단서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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