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장 기자 “박영선 장관은 왜 ‘배달의민족’을 만났을까?”
김원장 기자 “박영선 장관은 왜 ‘배달의민족’을 만났을까?”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4.04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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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경제 전문기자인 김원장 기자가 4일 국내 배달 전문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배민)’의 문제점과 실태를 정면으로 파헤치고 나섰다. 사진=배달의민족/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KBS 경제 전문기자인 김원장 기자가 4일 국내 배달 전문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배민)’의 문제점과 실태를 정면으로 파헤치고 나섰다. 사진=배달의민족/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뭐가 공유경제인가? 혁신기업? 뭐가 혁신인가? 내가 노점상들에게 수수료를 받는 혁신 플랫폼을 만들어 수천억 원을 번다면, 정부는 이를 반가워 할 것인가?"

KBS 경제 전문기자로 〈사사건건〉의 진행자이기도 한 김원장 기자의 한탄 섞인 외침이다.

김 기자는 4일 국내 배달 전문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배민)’의 실태를 정면으로 파헤치고 나섰다. ‘배달의민족 수수료는 진짜 0%일까?’라는 질문으로, 전국의 모든 자영업자들의 냉철한 판단을 주문했다.

그는 먼저 “2015년, 영세 자영업자의 고혈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지적이 일었다”며 “결국 배달의 민족은 수수료 0%를 선언하며, 매출보다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고 했다.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라는 질문부터 끄집어냈다. 그리고는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문제점을 하나씩 들추었다.
“먼저 ‘오픈서비스’가 뜬다. 지역내 배달치킨점이 수도 없이 올라온다. 돈을 내고 하는 일종의 광고다. 광고료 명목으로 내가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하면 배민이 매출의 5.8%를 가져간다. 결국 수수료는 다시 5.8%가 됐다. 치킨 한 마리를 팔아 25%가 남는다면, 그중 1/5을 배달의 민족이 그냥 가져간다. 기가 막힌 수익률이다(2천원 정도의 배달료는 별도다).

‘수수료 0%’라는 광고가 ‘뻥’이라는 사실이 금새 밝혀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수료 아닌 수수료는 또 있다. ‘오픈서비스’를 쭈~욱 내려가다 보면, ‘울트라콜’ 서비스가 나온다. 일명 ‘깃발 꽂기’다. 내가 깃발을 넓게, 멀리 꽂을수록 우리가게의 주문이 늘어난다. 물론 깃발 하나에 월 8만8천원을 낸다. 그야말로 땅따먹기다(100개 이상 깃발을 꽂은 점포도 있다) 참여하지 않으면? 역시 그만큼 주문이 줄어든다.”

그는 “논란이 되자 ‘배민’은 신규 깃발꽂기를 3개만 허용하기로 했다”며 “그러면서 ‘광고를 많이 못해도 음식 맛이 좋은’ 가게의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미 꽂은 깃발의 기득권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깃발 10개 꽂은 점포는 매월 88만원을 계속 받겠단 뜻”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럼 이제 8만원에서 수십만원을 내며 울트라콜 수수료만 내온 점포들도 오픈서비스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며 “물론 수수료는 껑충 높아지고, 가입 안하면 안될까?”라고 물었다.
“피할 수 없다. 5년전 현장을 취재할 때, 한 교촌 대리점 사장님은 동네 치킨점주들이 단결해 탈퇴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 반란은 불가능하다. 한두 점포가 이탈(?)해 가입하면, 주문은 이들에게 쏠리고, 결국 이 시도는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 같이 안 하면 좋지만, 다들 가입하니 나도 해야 한다. 그야말로 ‘죄수의 딜레마’다.”

이어 배달앱이 없는 경우를 떠올렸다.
“배달앱이 없다면? ☆☆☆ 이게 중요하다. 시장경제에서 거래를 중개하면 모두 수수료를 내는데, 단 3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다. 이 중개(brokerage)를 통해 ①거래가 쉬워지는가?(증권사는 홍콩의 한 투자회사가 만든 펀드 상품을 중개해 내가 투자하기 쉽고 믿을 수 있게 해준다) ②거래가 늘어나는가?(결혼정보회사는 결혼을 중개해 결혼이라는 거래를 늘린다) ③믿고 그 거래를 할 수 있는가? (공인중개사는 집을 사고 팔 때 믿을 수 있는 사회적 보증을 해준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배민은 이 3가지 조건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다만 “물론 해당 음식의 소비자 평가를 보고, 미리 맛과 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다는 약간의 소비자 편익이 있다”고 덧붙이며, 일문일답 형식으로 그런 이유를 설명했다.
- 배달의 민족 없이 치킨을 주문하는 게 아주 어려운가?
▲네이버나 다음에 ‘여의도 치킨’ 치면 곧바로 수많은 배달 점포와 전화번호가 뜬다. 그냥 누르면 연결된다. 어려운가? 수수료는 물론 0원이다.
- 거래가 늘어나는가?
▲답할 필요도 없다. 배달앱 서비스의 탄생으로 당신은 치킨을 더 먹는가?
- 믿고 거래를 할 수 있는가?
▲당신은 치킨 주문을 한 뒤 혹시 배달점주가 내 돈을 떼먹을까 봐 걱정한 적 있는가?

그는 결국 “자영업자들은 월평균 83만원을 배달앱 때문에 지출한다”며 “배달앱은 이렇게 소비자에게 약간의 소비자후생을 주고, 영세 배달 점주에게는 막대한 부담(수익)을 준다”고 말했다.
“독일 DH가 ‘배달의민족’을 전격 인수한 이유다. 40억 달러를 베팅했다. 5조원을 베팅할 만큼 돈이 되는 사업이다. 물론 그 돈은 우리 동네 자영업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이 일이 우리가 박수칠 일인가?”

그는 최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박영선 장관이 배달의 민족을 만난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냥 사진만 함께 찍은 게 아니다. ‘한단계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수수료를 ‘더 올리지 않겠단’ 약속도 받았다고 했다. 사실상 배민의 수수료에 ‘검인증’을 내준 셈이다. 경제를 잘 아는 박 장관은 왜 이런 행사에 참여해 이런 입장을 밝혔을까?”

박 장관에게 거듭 물었다.
“박 장관은 ‘배달의민족’을 공유경제라고 했다. 배민이 도대체 무엇을 공유하는가? 또 혁신기업이라고도 했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은 우리 모두가 잘사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

특히 “정부는 소상공인지원에 해마다 5천억 원 이상을 지원하고, 배달의민족은 소상공인에게서 돈을 벌어간다”며 “이제 그 이익의 상당부분은 해외로 유출될 수밖에 없는데,. 박 장관은 정말 이 알고리즘을 몰랐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리고는 “조만간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결과가 나온다. 천문학적인 수익을 내려면, 오직 독점만이 가능한데,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허용하면 DH의 국내 배달앱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며 공정위의 결정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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