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김종인의 ‘험담’, 황운하의 ‘고언’(苦言)
[노트북을 열며] 김종인의 ‘험담’, 황운하의 ‘고언’(苦言)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유권자들이 올바른 판단 할 수 있어야
  • 황해동 기자
  • 승인 2020.04.06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종인(왼쪽)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국회의원 후보. 자료사진/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김종인(왼쪽)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국회의원 후보. 자료사진/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본부장이 자당 후보들 지원을 위해 지난 5일 대전을 찾았다.

중앙에서의 지원 유세는 말 그대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중앙의 정치 ‘거물’들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선거 판도를 크게 좌우할 수 있다. ‘거물’은 뛰어난 인품과 품격을 지닌 사람을 이른다. 자당 후보들에 대한 거물의 평가는 유권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줄 수 있다. 세력과 인품, 학문 등이 뛰어나 그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 후보에 대한 막말이나 험담은 그대로 역풍이 될 수도 있다. 거물에게 품었던 기대만큼, 거물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막말이나 험담은 그 기대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남을 헐뜯는 것은 곧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란 옛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또 상대 후보에 대한 험담이, 자당 후보를 추켜세우는 등식으로 성립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자명하다. 오히려 자당 후보에 대한 신뢰가 붕괴될 수 있다.

그래서 중앙 거물들의 지방 지원 유세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대전 지원 행보는 ‘절반의 성공’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김 위원장은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은권 미래통합당 후보와 격전을 펼치고 있는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험담을 늘어놓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황운하라는 사람을 별로 그렇게 대단하게 보지 않는다. 그 사람은 울산시장 선거 때 불법을 저질러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다. 대의대표로서 자격미달이자 당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는다”라며 “대전 유권자들께서 그런 사람을 어떻게 대표자로 뽑을 수 있겠느냐”라고 평가절하 했다.

대전역전시장 유세에서도 ‘경제 코로나’를 운운하며, “현 정권은 그 문제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결할 능력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장우 대전시당위원장은 “황운하 후보는 우리 미래통합당 후보와 경쟁이 되지 않는 후보”라며 “그런 후보와 경쟁이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 유권자를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술 더 떴다.

이와 같은 보도가 나오자 황운하 후보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김 위원장을 향해 “무책임한 선동보다는 코로나 재난으로 깊은 상심에 빠진 국민들을 돕는데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는 고언(苦言)을 내놨다.

황 후보의 글에도 분노는 엿보인다. ‘변신의 달인’, ‘갈지(之)자 행보’, ‘노욕’ 등 다소 격한 단어들을 사용하며 “절대권력 검찰과 맞서 싸우느라 고난의 길을 걸어온 저의 일관된 삶과는 대비되는 분”이라고 김 위원장을 향한 감정을 표출했다. 하지만 대놓고 자신을 헐뜯은 상대를 향한 분노치고는 거칠게 읽히지 않는다.

험담은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당하는 사람’ 세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듣는 사람’은 유권자들이다. 유권자들이 올바르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공정하고 정의로운 선거가 된다.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 국회의원만 5번을 지낸 정치 거물이다. 황 후보는 이제 막 초선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이다. 거물과 신인의 말 한마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