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대표 검거자료… 대전 경찰 무리한 수사?
스튜디오 대표 검거자료… 대전 경찰 무리한 수사?
당사자 "잠적한 적도 없다" 억울함 호소… 경찰 "범죄 성립돼 검찰 송치"
  • 배다솜 기자
  • 승인 2014.12.2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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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사기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대전의 한 아기사진전문 스튜디오 대표가 경찰 수사 진행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4일 경찰이 배포한 검거보도자료.

[굿모닝충청 배다솜 기자] “저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잠적한 적도 없으며 사건 발생 초기 경찰서에 제 발로 걸어가 조사를 받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미 조치도 다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두 달도 넘어 제가 검거됐다는 보도가 나오다니 황당합니다.”

26일 기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 24일 보도된 기사(‘먹튀’로 엄마들 울린 대전 베이비스튜디오 결국’) 속 경찰이 검거했다는 스튜디오 대표인 A씨였다. 그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내용인 즉, 기사내용과 달리 자신은 두 달간 잠적하지도 엄마들에게 피해를 입힌 적도 없으며 게다가 해당 사건은 벌써 한 달 전 조사가 끝났는데 왜 이제야 보도가 됐느냐는 것이었다.

해당 기사는 24일 대전지방경찰청에서 제공한 검거보도자료를 기초로 작성한 것으로, '지난 10월 14일 대전 동구 용운동의 H스튜디오 업주 A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인터넷 카페에 휴업 공지를 남겨 놓고 연락이 두절, 아기 성장사진 계약금을 미리 지불한 63명의 피해자들로부터 3279만원을 가로채 사기혐의로 입건했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이날 자료에 '대전·세종 육아 카페에서 엄마들 마음을 울린 스튜디오 대표 사기 피의자 검거'라는 제목을 사용했다. 이 자료대로라면 A씨가 사기를 치고 두 달 넘게 잠적했다가 최근 경찰에 붙잡혔다는 말이 된다. 물론 경찰은 자료에 검거 일시 및 과정은 생략했다. 경찰은 통상적으로 피고소 피고발인이나 피의자가 경찰서에 스스로 출석했더라도 '자수'가 아니라 경찰서내 '검거'로 수사보고를 한다. 하지만 이날 보도자료에는 이 조차도 밝히지 않았다.

A씨의 주장은 경찰의 자료와 배치된다. 

A씨는 “실제 직원들이 일시에 그만두고 형편이 어려워 가게 문을 닫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건이 발생한 그 주에 바로 경찰서 직접 가서 상황을 설명했고, 성장촬영을 다 하지 못한 아기들은 아는 스튜디오에 이관해 피해 받지 않도록 처리했다”며 “경찰서에서 전화 올 때마다 정확하게 출두해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는데, 마치 내가 도주하다 잡힌 것처럼 보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서 제공한 자료에 도망쳤던 것처럼 ‘검거됐다’, ‘피해자들로부터 아기 성장앨범 계약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자신의 채무를 갚는데 대부분 사용한 후 스튜디오 문을 닫았고 잠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주변 지인들이 연락이 와서 경찰서에 잡혀있냐고 묻더라. 여러 언론에서 기사가 뜨니 내가 범죄자가 된 것 같았다”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봉변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실적 욕심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경찰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때 당시 피해 입은 엄마들이 몰려와 신고를 하면서 사진관 대표가 잠적했다고 말했고, 현장에 직접 가서 확인하니 문이 잠겨있었다. 그래서 보도자료에도 잠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며 “당시 40여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이 매일같이 사무실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을 동원해 수사하고 있는 도중 사건이 발생한지 한참이 지나서야 A씨가 직접 경찰서로 찾아왔다. 정확히 날짜는 모르겠는데 꽤 오래전으로 기억한다”며 “진술 도중 촬영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지만 촬영을 못해준 사람에 대해 다른 업체와 연결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모두 고소를 취하했고 피해변상을 했다 하더라도 범죄가 성립돼 최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받은 검찰이 A씨를 기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찰 측에서 지난 24일 제공한 검거 보도자료는 다음과 같다.

아기 성장앨범 계약사기, 스튜디오 대표 검거
대전·세종 육아 카페에서 엄마들 마음을 울린 사기 피의자 검거

대전동부경찰서(서장 신희웅)는 피의자 A씨(남,33세)는 아기 성장앨범을 평일 정상가 30%싸게 만들어 준다고 속여 63명의 피해자들로부터 3천 270만원을 가로 챈 H스튜디오(사진관) 업체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검거하였다.
경찰은 2014.10.15. 피해자 김씨 등 10여명이 동부경찰서로 찾아와 “사진관 업자가 돈만 받고 잠적했다”며 고소장을 제출, 즉시 현장 확인 및 수사 착수한 결과, A씨는 2013. 7.월부터 2014. 10월 중순 사이 인터넷 카페(회원:5만6천여명)등에 아기 성장 앨범 평일 정상가격 보다 최대 30% 할인 된 가격으로 제작 해 준다는 광고를 한 후, 이를 보고 찾아 온 피해자 64명으로부터 아기 성장 사진 촬영 계약금 명목 등으로 3천270만원 상당을 받아 챙긴 후 잠적한 H스튜디오(사진관) 업체 대표 A씨에 대해 사기혐의로 검거하였다.
경찰은 A씨가 빚을 얻어 H스튜디오(사진관) 업체를 차린 후 피해자들로부터 아기 성장앨범 계약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자신의 채무를 갚는데 대부분 사용한 후 스튜디오 문을 닫았고 잠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경찰은 아기 성장 과정을 남겨 주고 싶은 젊은 엄마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 인터넷상 타 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아기 성장 촬영 광고 후 미리 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 직접 방문하여 계약 내용 등을 확인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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