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배 산지 덮친 냉해 피해…“열매 열어도 걱정, 내년도 걱정”
[르포] 배 산지 덮친 냉해 피해…“열매 열어도 걱정, 내년도 걱정”
  • 채원상 기자
  • 승인 2020.04.11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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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상적인 분홍색 꽃술과 냉해피해를 입은 검은색 꽃술(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왼쪽부터 정상적인 분홍색 꽃술과 냉해피해를 입은 검은색 꽃술(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오랫동안 배 농사를 지어 왔지만 올해처럼 냉해 피해가 컸던 적은 없었어요. 지금 당장 피해도 문제지만 내년도 걱정이네요.”

갑작스런 꽃샘추위로 냉해를 입은 과수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아산시 둔포면 운용리 동네가 하얀 배꽃으로 뒤덮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경관은 좋지만 배꽃의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열매를 맺어야 하는 배꽃 수술이 까맣게 죽었다.

여러개의 꽃술 중 하나만 냉해 피해를 보지 않았다.(사진=채원상 기자)
여러개의 꽃술 중 하나만 냉해 피해를 보지 않았다.(사진=채원상 기자)

분홍꽃 꽃술이 올라오는 게 정상이지만 냉해로 까맣게 죽어있는 꽃술이 대부분이다.

1년 농사중 화접시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임에도 농가마다 한숨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자원봉사자가 없어 화접도 걱정이다.

아산시 둔포면 운용리 한 과수농가에서 화접이 한창이다. 이 농가는 가족과 지인들 도움으로 화접을 하고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아산시 둔포면 운용리 한 과수농가에서 화접이 한창이다. 이 농가는 가족과 지인들 도움으로 화접을 하고 있다.(사진=채원상 기자)

둔포면과 자매결연을 맺은 해군 제2함대 대원들이 해매다 화접시기에 하루 버스 4~5대를 동원해 도와줬는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지원이 어렵다고 한다.

선거에 인력이 빠져나가고 외국인 노동자도 없어 인력난도 심각하다.

배 농가를 운영하는 박영득(64)씨는 “냉해 피해를 줄이고자 6일부터 어제까지 새벽 5시에 과수농가 가장자리에 불을 피워 그나마 피해를 덜 봤다. 하지만 주변 농가는 큰 문제”라며 걱정했다.

또 다른 농장 주인인 김미희(57)씨는 “지금 당장도 문제지만 내년도 걱정이다. 냉해 피해를 입었다고 방제를 안 할 수는 없다. 내년도 준비해야하고 주변 농가를 위해서도 방역소독비는 계속 들어간다”고 하소연했다.

이어“냉해 피해 속에 화접해야 할 인원도 더 늘어날 것 같다. 보통은 3일이면 화접이 끝나지만 올해는 3일후에 순차적으로 피는 꽃에도 계속 화접을 해야 해서 10일정도 화접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숨은 속사정은 다르다.(사진=채원상 기자)
배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숨은 속사정은 다르다.(사진=채원상 기자)

여기다 냉해에 대한 재해 보험도 문제다.

이렇게 피해 입은 꽃은 열매가 열지 않을뿐더러 열린다고 해도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보험사는 과실이 열렸다면 보상해 주지 않고 농가는 열매가 상품성이 떨어져 팔수 없다.

냉해도 재해 보상은 되지만 다른 보험에 비해 보상이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드는 것도 농가에는 큰 부담이다.

냉해에 대한 재해보험 개선이 시급하다.

이운휘 아산 원예농협 상무는 "절반 정도의 농가들이 냉해 재해보험에 가입해 다행이지만 많은 농가들이 올해 결실을 맺기 힘든 형편이다”며 “하지만 거름과 가지치기, 비료와 소독까지 농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그대로여서 이중, 삼중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일부터 15일이 화접 최고의 시기가 될 것 같다. 농가에서는 자원 봉사의 손길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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