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지난달 5일 〈중앙일보〉 전수진 국제외교안보팀 차장은 ‘노트북을 열며’라는 코너에 ‘한국인이어서 미안합니다’라는 자기 비하성 칼럼을 올렸다.
이 글 때문에 그는 일약 전국적인 비난의 대상으로 급부상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심지어 “차라리 그 노트북을 닫으라”는 지청구를 듣는 수모까지 감수해야 했다.
13일 송요훈 MBC 기자가 이를 패러디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 기자의 칼럼을 패러디해 ‘한국인이라서 자랑스럽다’는 제목을 보란 듯이 달았다. 전 기자와는 정반대의 시각이다.
그는 “중앙일보는 '한국인이어서 미안합니다'라는 칼럼으로 자기 비하를 했지만, 나는 한국에 사는 게 다행이고, 한국인이라서 자랑스럽다”라며 “그런 한국인이 나 하나뿐이겠는가. 뒤틀리고 배배 꼬여 눈이 먼 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요즘 미국 TV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공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희망'을 주기 위해서인지 감염에서 회복된 이들의 인터뷰가 많이 나오는데, '신이 나를 살려주셨다. 신께 감사한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단다”라고 일깨웠다.
그는 “그런데 신을 경배하는 그런 감사의 말이 빈곤이나 의료 시스템 결함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재미 신학자 강남순 교수님의 말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며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라고 강조했다.
곧바로 한국의 수많은 대형교회를 겨냥해 의구심을 던졌다.
“한국의 교회, 특히 대형 교회에서는 왜 그런 통찰의 말씀을 들을 수 없을까?
한국의 대형 교회에는 하나님의 목자가 아닌, 돈에 취하여 자신을 우상화하는 주술사들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교회가 그토록 경멸하고 배척하던 기복신앙의 우상화 미신이 그 교회에 들어와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는 “종교란 무엇인가, 그 근원적 질문과 씨름하는 부활절이 되기를 바란다는 강 교수님의 제안. 오늘 하루만이라도 씨름하는 이들이 많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는 페이스북에 △텅 빈 영국의 고속도로 △텅 빈 일본 도쿄의 유흥가 거리 △이동허가증을 검사하는 프랑스 파리의 경찰 △장례 절차도 없이 사망자들을 집단 매장하는 미국 뉴욕의 사체 처리 관련 사진을 올렸다.
이를 한국의 현주소와 대비시켜 "한국인이라서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다시 확인시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