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택영의 '파리팡세' 칼럼》 마스크와 얼굴(Mask and Face)
《정택영의 '파리팡세' 칼럼》 마스크와 얼굴(Mask and Face)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4.21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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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와 얼굴(Mask and Face)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정택영 화가의 작품 '마스크와 얼굴(Mask and Face)'/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정택영 화가의 작품 '마스크와 얼굴(Mask and Face)'/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COVID-19사태로 전 지구촌이 겪어보지 못했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 위기의 사태는 베일에 감춰져 있던 세계 각국의 현 실태를 드러내게 하여 그 실상을 많이 알게 했다. 이제까지 알려져 있던 선진과 후진국이란 이분법이나 의료체계, 세균 전염에 대한 방역시스템 등이 실제와 많이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강한 국력이 무엇인지 잘 사는 사회가 무엇인지 지금까지 알려진 패러다임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세계 강국이라는 미주나 유럽 제국들도 평소에 마스크를 제조하지 않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과연 선진국이란 개념이라든가 잘 발달한 사회복지가 무엇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시기란 것을 느끼게 한다.

이제 지구촌 사람들은 특별한 지역을 제외하고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마스크를 쓰게 되니 당연히 얼굴을 가리게 되어 누구인지를 쉽게 알아보지 못한다.

지금은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만 원래 마스크(Mask)의 어원은 라틴어 마스카(Masca)에서 온 것으로 본래 공연에서 배우가 쓰는 가면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탈리아어의 마스케라타(mascherata·가면무도회), 스페인어의 마스카라르(mascarar·얼굴을 칠하다), 속눈썹을 돋보이게 하는 '마스카라'란 말도 마스크에서 파생했다. 마스크는 얼굴을 가리고 화려하게 돋보이기 위한 것이었다.

보통 마스크(mask) 하면 가면, 안대, 복면, 속임수, 겉꾸밈 등을 뜻하지만 '얼굴형'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마스크가 좋네!' 란 말이 그것이다.

얼굴을 표현하는 우리 말은 여러 개가 있다.

안(顔), 용(容), 면(面) 등이 있는데 그 쓰임새가 각각 다르다.
얼굴 안(顔)은 안면(顔面), 안색(顔色), 동안(童顔), 용안(容顔), 세안(洗顔) 등의 얼굴 전체 모습을 담은 말이고, 얼굴 면(面)은 일반적인 사람의 얼굴을, 얼굴 용(容)은 용모(容貌)로 쓰인다.

안색(顔色)이란 말처럼 주로 색깔이나 표정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되지만, 면(面)은 대면(對面: 마주 대하다)이나 면자(面刺: 면전에서 지적함) 같이 ‘얼굴’ 자체를 말하는 데 자주 쓰인다.

용(容)은 좀 넓은 의미로 쓰이는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참는 것을 용인(容認)이라 하고, 물건을 담는 그릇을 용기(容器), 관용(寬容)을 베풀어 벌하거나 꾸짖지 아니하고 놓아 주는 것을 용서(容恕),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의 언행을 받아들이는 것을 용납(容納)이라 말한다.

'얼굴'이란 '얼이 드나드는 굴'이라고 한다. 얼은 정신(마음)의 꼴(모양)이라 하여 ‘얼꼴’인데 음편(音便)현상으로 ‘얼굴’이라 말한다.

용모(容貌)는 '사람의 얼굴(容) 모양(貌)을 이른 말이다.

'남자가 재능을 뽐내면 덕을 잃게 되고, 여자가 용모를 뽐내면 바람이 난다.' 士矜才則德薄, 女衒色則情放 - 馮夢龍 - 는 말이 있으니 용모에 대해 되새길 필요가 있겠다.

화용월태(花容月態)라 함은 아름다운 여자의 고운 용태(容態)를 이르는 말이다.

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속히 잦아들고 치료제가 나와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다시 일상의 모습을 되찾아 서로 마주하고 대면(對面)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정택영/ 프랑스 파리 거주, 화가

프랑스조형예술가협회 회원

www.takyoungj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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