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64] 삶의 무게를 느낄 때 힘을 주는...예산 간양리 느티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64] 삶의 무게를 느낄 때 힘을 주는...예산 간양리 느티나무
  • 장찬우 기자
  • 승인 2020.04.28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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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충남 예산군 간양리에 가면 500년 넘게 살아 온 느티나무가 있다.

1982년 10월 15일 예산군 보호수로 지정됐다.

나무 높이는 24m이고 나무 둘레는 5.9m이다.

마을 주민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의 잎이 고르게 피면 모내기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고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두려워 하진 않는다.

힘들 때 누구나 찾아와 쉬어 간다.

큰 나무여서 작은 사람을 반성하게 한다.

스스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따뜻한 햇살에 시원한 바람을 맞다 보면 어느새 힘겨움은 사라지고 만다.

그렇게 사람들이 떠나고 나면 나무는 바람과 새를 부른다.

바람은 나무를 만나 숲을 만들고 새들은 나무를 떠나 하늘을 만든다.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같지만 나무는 어느 날 경계를 넘어 하늘에 별을 만든다.

강물처럼 가지를 뻗어 하늘로 길을 낸다.

이 나무로 인해 한순간도 같은 하늘이 아니었다는 걸 마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이렇게 나무와 마을 사람들은 함께 자라왔다.

봄이 오면 어김없이 새싹을 만들고 가을이면 이런 저린 빛을 내며 아름다웠다.

잡다한 고집을 버릴 때 비로소 열매도 맺고 아름다워 진다는 사실을 나무도 알고 마을사람들도 안다.

추운 겨울을 얼마나 견뎌냈는지 스스로 몸 안에 기록을 남기지만 베어지기 전에는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게 나무와 사람들은 세상에 울림을 던지며 나이들어 간다.

그런 나무와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미래를 살아가는 리듬을 깨닫는다.

그렇게 사람들은 어렵고 쉬운 것의 차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외롭고 다정함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나무와 마을 사람들은 힘들어 찾아 오는 이에게 생명의 진동, 우주의 율동과 노래를 가르쳐 온 것이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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