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 둘러싼 '전지적 검찰 시점' 언론보도, 외눈박이 벗어날까?
'조국 수사' 둘러싼 '전지적 검찰 시점' 언론보도, 외눈박이 벗어날까?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5.09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첫 공판에 앞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MBC/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첫 공판에 앞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MBC/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언론에 부탁한다. 검찰 공소사실만을 일방적으로 받아쓰지 말라. 변호인의 반대신문도 충실히 보도해 달라.”

이른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첫 공판 참석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검찰발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 쓰는 非언론적 고약한 관행을 그만 접으라는 강력한 주문이었다. 그간 검찰만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는 식의 ‘전지적 검찰 시점’에서 제발 탈피, 더도덜도 말고 언론의 기본인 공정보도를 해달라는 요구였던 셈이다.

이 때문일까? 이후 대다수 언론보도에는 다소 변화된 모습이 보였다. 피고와 원고 등 쌍방의 공방 중심으로 기계적이나마 중립과 균형을 이루려는 흔적이 조금 나타났다.

물론 유일하게 〈조선일보〉만이 변함 없이 ‘조국 때리기’에 집중한 데 비해, 여타 언론은 전과는 달라진 뉘앙스를 보였다.

〈경향신문〉은 「이인걸 “청, 감찰 중단 압박” 조국 “종결권 행사”」이라는 제목으로 검찰 측 증인의 주장을 앞세웠고, 〈세계일보〉는 「조국 “檢, 혐의 과장 이은 저인망 수사”…감찰 무마 전면 부인」으로, 〈국민일보〉는 「법정에 선 피고인 조국, ‘직권남용’ 전면 부인’」을 헤드라인으로 올리는 등 종전과는 다소 달라졌다.

하지만 이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검찰 주장 받아쓰기에 경쟁적으로 앞장서왔던 기자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데다, 공판 순서상 조 전 장관측 피고인 주장이 오전에 선행된 데 이어 검찰측 증언이 오후에 잡혀 있다보니 기자들이 중간에 우르르 썰물처럼 빠져나가지 않고 끝까지 자리에 앉아 취재한 다음 기사를 쓸 수밖에 없어 그리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난데 없는 '성실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검찰발 주장을 앞세우고 싶은 관성적 미련은 여전하지만, 공판 순서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는 우려다. 앞으로 언론보도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관심이 주목되는 이유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