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당진=김갑수 기자] 충남 당진시가 지역에 산재해 있는 공소(公所)에 대한 등록문화재 지정 추진에 나섰다. 시는 충남도 등록문화재 지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12월 도입된 시·도 등록문화재 제도에 발맞춰 대상 근대문화유산 목록을 우선 선정하고, 자료 확보와 함께 지정 추진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한 바 있다.
이번 용역 대상 문화유산은 총 5개소로 내포 천주교 공소군과 면천 의두암, 면천 승전목, 송산 당진축항준공기념비, 신평 삽교천 잠영탑이다.
공소는 규모가 작아 주임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순회하는 천주교 공동체로 당진에는 ▲합덕 거더리공소 ▲세거리공소 ▲신평 한정리공소 ▲음섬공소 ▲매산공소 등이 있다.
당진지역 공소의 형성 시기는 1860년대 이전에서 1895년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남아 있는 공소 건축물 건립 시기는 미상 또는 1935년에서 1957년까지로 파악되고 있다.
충청도관찰사를 역임한 박종악(1735~1795)의 기록에 의하면 신평면 원머리 일대의 공소(3개) 중 가장 먼저 건립된 음섬(음세미) 공소는 병인박해 이후 귀향한 신자들에 의해 공동체가 다시 시작됐다.
신도가 늘어남에 따라 1930년에는 흙벽돌 위에 초가지붕을 올린 형태로 지어졌으며, 1957년에는 목수 송도일에 의해 새롭게 건립됐다.
부지는 신도들로부터 모금을 받아 매입했으며, 공소회장 정창운과 신도들의 노동력으로 건립됐다. 목재와 시멘트는 인천에서 구입해 배편으로 맷돌포까지 운송했으며, 포구에서 음섬까지는 우마차와 지게를 이용했다고 한다.
1969년 증축이 이뤄졌으며 2000년경에는 지붕 마감재를 교체했으나 본래의 건축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 공소들 역시 길게는 90년 전 당시 당진지역 주민들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등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세거리공소 문화재 안내판에는 “병인박해로 인해 신리와 마찬가지로 세거리 교우촌도 완전히 와해되고 말았다. 이후 다시 모여든 신자들이 새롭게 교우촌을 이루면서 합덕본당의 주요 공사가 됐다”고 기록돼 있다.
시는 2021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내포 천주교 공소군의 등록문화재 지정을 우선 추진하고, 그 외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지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서산 상홍리 공소의 경우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는데, 당진지역 공소 역시 그 당시 천주교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점에서 근대문화유산으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시·도 등록문화재 제도가 도입된 만큼 관내에 산재해 있는 근대문화유산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