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수미 기자] 감각적인 테크닉으로 수묵화의 재료적 한계를 넘나드는 강호생 작가가 ‘생명의 부름(Calling of Life)’을 주제로 대규모 전시회를 연다.
충북 청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강 작가의 19번째 개인전이다.
PART Ⅰ 채묵, PART Ⅱ 수묵으로 나눠 열리는 전시에는 모두 13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눈여겨 볼만한 작품은 미국의 여군 출신 비키(Vicki Voyles)의 초상화다.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비키를 통해 외국인들의 문화 마인드를 배우고 그들에게 한국의 정서와 수묵을 알게 해주고 싶어 비키의 모습을 족자에 담아냈다.
PART Ⅰ 전시장에 걸린 비키의 초상화는 5점이다. 작품에는 모두 빨간 스티커가 붙었다.
강 작가는 “미국서 전시를 축하해주러 온 비키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감동해 어쩔 줄 몰라하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전했다. 함께 온 비키의 지인이 그들의 특별한 우정에 초상화 작품을 모두 구매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 PART Ⅰ에는 풍경, 인물 등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주제의 채묵화로 관람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까지 더했다.
PART Ⅱ는 강 작가의 작업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작품들로 배치됐다.
‘생명적 요소’와 ‘여백의 미’를 강조해 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물기둥 형상과 구체로 조형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원색적인 컬러를 입혀 몽환적 분위기의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들 사이에서 강 작가의 그림은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그림으로 통한다.
그는 컬러풀하면서도 몽환적인 오묘한 색감을 내기 위해서는 전자저울로 정확한 비율을 맞춰야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흰 바탕에 먹으로 그림을 그린다음 아크릴 물감으로 색감을 입혀낸 것”이라며 “여기에 자연스런 색을 내기위해서는 물의 압력으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작가의 작품은 물감이 퍼지는 타이밍에 의해 형태가 나오기 때문에 물을 부어가며 그림을 그려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한 두 시간이 지나 물이 증발되면서 그림이 올라오기 때문에 우연적인 것 같지만 필연적으로 이를 조정하는 것이 작가의 역할이라고 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신앙생활 하듯 작품을 준비해왔다”며 “매일같이 새벽 4시부터 늦은 밤까지 그림을 그린 덕에 이번 대규모 전시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시는 22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