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서산의 남쪽 부석면(浮石面)에 가면 간월암(看月庵)이 있다.
간월도리의 가장 남쪽이자 천수만의 가장 북쪽에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서산 사람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고 깨우쳤다’ 해서 간월(看月)이다.
섬에, 섬만 한 절집이 올라앉아 있어 섬이 암자고, 암자가 섬이다.
섬이라지만 갯바위에 가깝고 바다에 부양(浮揚)되는 부석이라 할 만하다.
바다가 들면 섬이고 바다가 나면 뭍이다.
옛날에는 피안도(彼岸島) 피안사(彼岸寺)라고도 했다 한다.
간월암은 사실 조선시대에 무너졌다가 일제강점기 때 만공(滿空) 스님에 의해 다시 세워졌다.
무학대사가 떠나자 양반들은 절을 뜯어내었고, 명당이라 하여 묘를 지었다고 한다.
만공스님은 1941년에 불사를 매듭짓고 광복을 위한 천일기도를 드렸다고 하고 기도 때문인지 그 후 광복을 맞이했다고 전한다.
육지에서 절집까지는 50m 정도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길에 ‘간월도 1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길은 없어도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작은 뗏목 아래 튜브와 같은 부기(浮器)를 몇 개 단 쪽배를 타고 드나들었다 한다.
육지에서 섬까지 긴 밧줄이 매여 있었고, 쪽배에 올라 밧줄을 잡아 당겨 섬으로 갔다.
몇 해 전 쪽배를 없앴다.
이제 물길이 나면 들고, 바다가 들면 그저 바라볼 뿐이다.
간월암 남쪽에 다다르면 대웅전 앞마당으로 오르는 문이 열려 있다.
법당의 맞은편에는 바다를 등지고 선 전각에 해수기룡관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용을 휘감은 해수관음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다.
법당의 오른쪽에는 한 칸 산신각이 자리한다.
바다에 산신각이라니... 산이란 이 섬 자체일지도 모른다.
먼지 없는 흙 마당에는 250년 되었다는 사철나무와 150년 되었다는 팽나무가 강녕한 모습으로 서있다.
담장 위의 새들이 후루루 날아 나무 가지에 올라앉는다.
어디든 갈 수 있는 새들이 섬 안을 맴도는 건 이들 노거수 때문일지 모른다.
한낮엔 무학대사가 보았다는 달은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모두가 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은 꼭 온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청남도 지원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