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보도본부는 취재단계의 검증에 소홀했고, 부적절한 취재 행위를 막지 못했다.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검언유착’ 의혹사건의 장본인인 〈채널A〉는 의혹이 폭로된 지 50여일만에 이같은 사과입장을 내놓았다.
〈채널A〉는 22일 '뉴스A' 앵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조사 결과 우리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취재에 이용하려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명백한 잘못이고, 채널A의 윤리강령과 기자 준칙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밝혔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내놓은 사과표명이라고는 하지만 찔끔 흉내만 낸 '빈껍데기 사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대로 된 온전한 사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MBC의 박건식 CP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채널A가 방금 취재윤리위반에 대해 사과 방송을 했다”며 “오늘 방송에서 아쉬운 것은 그냥 기자 개인의 일탈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자 개인의 일탈에서 그치는 것인지, 데스크 등 편집국 간부들이 집단적으로 관여한 것인지에 대해 어떤 설명도 없이 모호하게 맺음을 했다”며 “기자 개인의 일탈로 꼬리자르기 하려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는 “잠깐만 내용을 보면, ‘검언유착’을 인정하는 사과가 아니다”라며 “기자가 검찰 고위직과 친분을 과시하며 취재한 것이 부적절했다며 사과하는 것인데…”라고 고개를 가로 내저었다.
그는 “채널A 기자는 검찰 고위 관계자와 취재를 상의했다는 거냐, 안 했다는 거냐”고 묻고는 “아니면 상의도 없이 기자가 취재원에게 친분만 과시했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리고는 “부적절한 취재행위는 이미 녹취록으로 드러났고, 중요한 건 해당 기자가 검찰 고위 관계자 누구와 어떤 부분을 상의했는지 여부인데, 그 점은 하나도 안 밝혔다”라며, 살점만 쏙 발라낸 ‘속 빈 사과’라고 후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