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1-2·중3·고2 등교수업 앞둔 학교들, "나 떨고있니?"
    초1-2·중3·고2 등교수업 앞둔 학교들, "나 떨고있니?"
    전교조대전지부, "학교 자율 의존하면 감염 확산 불보듯"
    현직 보건교사 청와대 국민청원, "등교수업 중지해야"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0.05.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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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연기됐던 등교수업이 지난 20일 고3 교실부터 실시된 가운에 오는 27일로 예고된 초·중·고교 일부 등교수업에 전국 학교들이 긴장하고 있다.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코로나19로 연기됐던 등교개학이 지난 20일 고3 학생들부터 실시된 가운데 오는 27일 초1-2·중3·고2 등교수업을 앞두고 대전을 비롯한 전국의 학교가 긴장하고 있다.

    각 시·도교육청이 학교 자율과 재량에 의존하는 방역 시스템을 내놓으면서 학교에 쏠리는 부담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대학 입시나 취업에 빨간불이 켜진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 3일 동안 교실문을 열었는데도 감당할수 없을 정도로 통제가 안 된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의 모 여고 교사는 "아무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해도, 수업 시간 외에는 사실상 통제가 안 된다"며 "쉬는 시간이면 마스크 벗고, 서로 팔짱끼고 껴안고 난리인데 아래 학년까지 등교가 시작되면 (코로나19가)어찌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등교 하루만에 인천과 대구에서 코로나19 학생 확진자가 발생했고, 현직 보건교사가 등교수업을 중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올 정도다. '등교 개학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라는 청원은 24일 오전 10시 기준 9만4961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인은 "오늘 딱 하루 딱 한 학년 왔는데도 전혀 통제가 안되고 학교가 난장판"이라며 "정말 이건 아니다. (교육부가)제발 등교개학만 하려고 하지 말고 예산은 얼마나 필요하고 인력은 얼마나 필요한지, 매뉴얼은 얼마나 세세한지, 공간 확보가 되는지 등등 학교에 직접 나와서 보고 결정하시라"고 호소했다.

    대전지역 학교와 교사들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백신과 치료약이 없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모든 학년을 매 시간 쫓아다니면서 코로나19 최일선 방역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지난 3일 동안의 고3 등교를 지켜본 결과, ▲마스크 종일 착용의 어려움 ▲물리적 거리두기 한계 ▲보건교사 1인당 최대 1000명 관리 불가능 ▲전학년 동시 수업 불가능 ▲코로나19 맞춤형 '책임 행정' 필요 등 학교 현장에서 토로하고, 공감하는 다섯가지 문제점을 내놓았다.

    실제로 대전에는 정규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가 40여 곳에 달한다. 정원 외 3개월 계약직으로 12명의 보건교사와 36명의 보건강사를 채용했지만 임시변통일 뿐이다. 보건교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이 방역 공백을 초래할 것이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맥락이 같은 셈이다.

    여기에 쉬는시간이 되자마자 긴장감이 무너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동을 과다하게 통제할 경우 인권침해 논란 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나치게 학교재량에 떠넘기는 대전교육청도 문제로 제기됐다.

    대전교육청은 등교개학도 학교재량에 맡기고, 교육활동 지원인력 배치에 대한 계획수립과 인력 선발, 예산 집행 등의 업무를 모두 교사가 맡도록 했다. 또 학생의 교과별 기초학력 부진 영역을 파악하는 '기초학력 진단검사'도 학교 자율로 실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서울교육청이 '고3은 매일 등교, 고2 이하는 격주 등교 또는 일주일 1일 이상 등교 권고' 지침을 수립한 것과 대조되는 행정력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대전시교육청이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사안은 학교 자율에 맡기고, 정작 학교 자율이 필요한 사안은 지침으로 제한을 두는 엇박자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지금 교사들은 교육 활동과 방역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지쳐 있는데 예산 나눠주고 그 이후는 뭐든 학교가 알아서 하고, 책임도 지라는 탁상행정이 현장교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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