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오랫동안 마셔온 샘물이 맘에 안 든다며 독 풀고 떠나는 격이다.”
전날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당선인을 겨냥해 저주에 가까운 비판을 가했던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고, 도쿄 특파원 출신의 나신하 KBS 기자는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그는 26일 페이스북에 “내 맘에 어긋나면 결별할 수 있지만, 미우나고우나 자신이 오랫동안 몸 담았던 단체를 철저히 파괴해야겠다는 집념이 무섭기만 하다”며 “이런 문제점을 모를 리 없는 정의연이 이용수 노인의 궤변과 억지를 반박, 비판하지 않고 끝까지 감싸는 태도가 경이로울 뿐”이라고 적었다.
“문제가 있으면 고쳐 쓸 일이지, 내 맘에 안 드니 모두 파괴하고 내 맘대로 새로 만들자고 하면 그게 요술방망이처럼 뚝딱 하고 될 일인가? 비유하자면, 오랫동안 마셔온 샘물이 원래 몹쓸 물이었다면서 갑자기 침 뱉고 독 풀고 떠나는 격이다, 수질검사는 아직 하지도 않았는데.”
그는 특히 언론의 비판 없는 '앵무새 보도'를 거론하며 “진보고 보수고 신문이고 방송이고, 구순 노인의 울분을 중계보도하느라 여념이 없다”며 “하지만 저의야 어떻든 최소한 그 내용의 진위와 주장의 타당성은 짚어줘야 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이 할머니의 전날 주장을 쟁점별로 나눠 비판을 가했다.
“백번 양보해서 회계의혹은 내부자로서 제기할 수 있지만, 자을 제치고 금배지 단 것에 분개할 순 있지만, 수십년 함께 한 단체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부정하고 저주하는 것엔 아연실색했다.”
또 “정의연의 와해를 가장 고대하는 게 사과하지 않는 가해자 일본임을 모를 리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회견문을 아무리 살펴봐도 일본극우세력의 주장과 궤를 함께 해야 할 만큼 원한이 사무칠 까닭을 찾지 못했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전혀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었음을 지적한 셈이다.
더욱이 이 할머니가 민감한 쟁점에 대해 펼친 주장에 대해서는 정색을 하고 발끈했다.
“정대협이 일본의 사죄를 막았다는 논지, 일본인들이 잘 알지 못해서 사과하지 않는다는 논지, 일본 후세 교육으로 문제를 풀자는 주장은 진실을 배반하는 주장이다.”
그리고는 전혀 현실성 없고 분별력 떨어지는 이 할머니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서슴지 않았다.
“아베와 극우집권세력이 역사를 잘 몰라서 사과를 거부한 것인가? 한국에 역사교육관 세우면 그렇잖아도 역사왜곡 교육을 해온 일본학교들이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학생들을 보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