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비난 트위터 캡처 일베에 올린 40대, ‘공소기각’ 왜?
배우 비난 트위터 캡처 일베에 올린 40대, ‘공소기각’ 왜?
배우 사칭 트위터 계정 글 캡처해 일베 올려 모 배우 명예훼손
항소심 재판부, 1심 벌금 70만 원 판결 뒤엎고 공소기각
  • 최수지 기자
  • 승인 2020.06.02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전법원청사(사진=회사DB/굿모닝충청=최수지 기자)
대전법원청사(사진=회사DB/굿모닝충청=최수지 기자)

[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영화배우를 비방할 목적으로 SNS 게시글을 캡처해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 대한 1심과 항소심 판단이 엇갈렸다.

대전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성묵)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9) 씨에게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1심 재판부가 벌금 70만 원을 선고한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A 씨는 배우 B 씨를 사칭한 SNS(트위터) 계정에 게재된 “어느 날 갑자기 낙타같이 생긴 아이가 내 모든 것을 가져갔다…”란 글을 캡처해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B 씨와 같은 이름으로 개명한 배우 C 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A 씨는 “인터넷 상 떠도는 공개된 자료를 캡처해 게시판에 게재했을 뿐이다”라며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닌데다, 허위의 인식 혹은 비방의 목적도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비방의 목적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유죄로 판단했다.

사칭 계정의 글을 인용했다고 하더라도 내용 자체가 피해자 C 씨를 비난 하는 것인데다, 글을 게재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은 피해자 C 씨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 성향을 가진 회원들이 활동하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B 씨의 트위터가 아니라는 인터넷 기사도 함께 존재한 점 등을 보면 SNS 글이 허위사실이란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1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공소 자체가 무효라는 거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나타나 있는 피고인의 행위는 ‘성명불상자가 작성한 트위터 글을 캡처한 이미지 파일을 게시한 것’이 전부다”라며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 죄가 성립하려면 언어적 표현이 전제된다. 피고인의 행위는 언어적 표현을 수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파일 외에는 내용도 파일 게시 전후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공소사실에 없는 등 범죄 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기에 게시 행위 자체가 명예훼손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판단이다. 

즉 “게시 행위에 의해 적시된 사실이 ‘원조 B가 위 트위터 글을 작성했다’란 사실인지, 단순히 ‘위와 같은 트위터 글이 떠돌고 있다’혹은 ‘위와 같은 글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있다’라는 사실인지 여부를 알수 없다”라며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하기에, 공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