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8명 14시간 목숨 건 항해…공개수사 '촉각'
중국인 8명 14시간 목숨 건 항해…공개수사 '촉각'
태안 해변 모터보트 밀입국 사건, 신고일 기준 10일째…해경과 군 "대책 추진"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0.06.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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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소원면 해변에서 발생한 중국인 모터보트 밀입국 사건이 신고일(5월 23일) 기준 10일째에 접어들면서 태안해양경찰서(태안해경)을 비롯한 수사당국이 공개수사로의 전환을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해경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충남 태안군 소원면 해변에서 발생한 중국인 모터보트 밀입국 사건이 신고일(5월 23일) 기준 10일째에 접어들면서 태안해양경찰서(태안해경)를 비롯한 수사당국이 공개수사로의 전환을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해경 제공/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충남 태안군 소원면 해변에서 발생한 중국인 모터보트 밀입국 사건이 신고일(5월 23일) 기준 10일째에 접어들면서 태안해양경찰서(태안해경)를 비롯한 수사당국이 공개수사로의 전환을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해경과 해안선 경계를 담당하고 있는 군(軍)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되짚어 보자. 토요일인 지난 달 23일 오전 10시 55분 경 마을 주민이 의심선박을 발견, 군 소초에 신고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후 태안해경은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인근 CCTV 영상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며, 26일 기준 수사대책팀을 66명에서 74명으로 확대 편성하기도 했다.

중국인 밀입국자 8명, 6인승 모터보트 타고 300km 목숨 건 항해

또한 충남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 전문 인력의 협조를 받아 의심차량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공 혐의점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대책팀 역시 모터보트에서 발견된 옷가지 등을 토대로 밀입국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토요일인 지난 달 23일 오전 10시 55분 경 마을 주민이 의심선박을 발견, 군 소초에 신고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태안해경 제공: 모터보트가 발견된 위치/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토요일인 지난 달 23일 오전 10시 55분 경 마을 주민이 의심선박을 발견, 군 소초에 신고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태안해경 제공: 모터보트가 발견된 위치/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수사대책팀은 26일 저녁 7시 55분 경 전남 목포시 상동 인근에서 밀입국 용의자 중국인 1명(40대 남성)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다음날 태안해경으로 압송된 용의자는 “20일 20시경 중국 산동성 위해에서 출발해 다음 날 태안 해변 갯바위에 도착했다”고 진술했고, 밀입국 인원 역시 그동안 추정돼 온 6명이 아닌 8명이라고 밝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모터보트 내에는 8개의 우의(雨衣)와 7개의 구명조끼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구명조끼 1개는 도착지 근처에서 유실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구간은 직선거리로 약 300km에 달하는데, 모터보트의 연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착지를 태안으로 설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밀입국 직후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를 이용해 태안읍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목포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밀입국자 4명과 운송책 2명 등 검거…공개수사 전환 가능성 커

수사대책팀은 용의자의 진술과 추가로 확보된 CCTV 영상을 분석해 하차 인원 10명(운전자 등 2명 포함)을 확인했으며, 목포 일대에 대한 탐문수사 중 밀입국 용의자 1명에게 일자리 소개 등 도움을 준 불법체류 중국인 1명을 검거해 관할 출입국 관리기관에 인계했다.

수사대책팀은 또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목포에서 밀입국자 2명과 운송책 2명을 검거했으며, 1일 새벽에는 광주에서 밀입국자 1명을 추가 검거했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을 느껴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대책팀은 26일 저녁 7시 55분 경 전남 목포시 상동 인근에서 밀입국 용의자 중국인 1명(40대 남성)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수사대책팀은 26일 저녁 7시 55분 경 전남 목포시 상동 인근에서 밀입국 용의자 중국인 1명(40대 남성)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검거된 밀입국자들은 과거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며, 전남 소재 양파 농장 등에 취업하기 위해 중국에서 8명이 1인 당 약 1만 위안(한화 약 170만 원)씩 모아 모터보트와 연료 등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한국에 있는 지인(중국인 추정)과 사전에 치밀한 모의 끝에 태안 해안가로 밀입국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일부는 불법체류 경력이 있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국내에 들어올 수 없는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가 격리 등을 고려해 300km 바닷길을 약 14시간 30분 동안 그야말로 ‘목숨 건 항해’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안해경과 군 당국, 재발 방지책 마련…경비함정 등 추가 배치

수사대책팀은 나머지 밀입국자 4명에 대한 공개수사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분위기다. 이들의 인상착의 등에 대해서는 이미 CCTV를 통해 확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태안해경과 군 당국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본격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해경은 평소 1척이던 경비함정을 2척 이상으로 늘렸으며, 육상에서는 파출소를 중심으로 야간이나 취약 해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수사가 시작된 지 벌써 10일째에 접어들었다”며 “심리적 압박 효과도 있는 만큼 여차하면 전격적인 공개수사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군의 조치 상황은 해경의 수사가 마무리된 뒤 밝힐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1일 현재 밀입국 관련된 주요 검거자 명단. (태안해경 제공)
1일 현재 태안 밀입국 사건 관련된 주요 검거자 명단. (태안해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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