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의 〈고백〉…”양승태 시절 공황증상 도져, 당분간 건강관리 절실” 호소
이탄희의 〈고백〉…”양승태 시절 공황증상 도져, 당분간 건강관리 절실” 호소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6.06 0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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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6일 새벽 “며칠 밤을 새다가, 국민들께 제가 가진 육체적, 심리적 한계를 숨김없이 고백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진솔한 고백을 털어놓았다. 사진=SBS/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6일 새벽 “며칠 밤을 새다가, 국민들께 제가 가진 육체적, 심리적 한계를 숨김없이 고백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진솔한 고백을 털어놓았다. 사진=SBS/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며칠 밤을 새다가, 국민들께 제가 가진 육체적, 심리적 한계를 숨김없이 고백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세상에 알렸던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6일 새벽, 잠을 이루지 못하고 끙끙대다 용기를 내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며칠 밤을 새다가, 국민들께 제가 가진 육체적, 심리적 한계를 숨김없이 고백하기로 마음 먹었다”며 진솔한 고백을 털어놓았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시작된 공황증상이 최근 다시 도지면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고, 이에 당분간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불가능함을 고백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그의 이같은 전격 고백은 사법부 개혁의 적임자로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터여서 더더욱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총선이 끝나고 국회 개원을 맞이한 오늘까지 저는 말 못 할 고통과 싸워 왔다”며 “이 시점에서 제 몸과 마음의 상태를 국민들께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도리이자 책무인 것 같아 용기를 내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첫 시작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7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법원행정처 심의관 발령을 받은 뒤, 판사들 뒷조사 파일을 관리하라는 업무를 거부하며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저의 예상과 다르게 사직서가 반려되었고, 그 후로 법원에서 2년을 더 남아 있었습니다. 그 시간 모두 쉽지 않았지만,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까지 초기 한 달 가량, 저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당시 충격과 고립감에 극심한 불안 등 공황증상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태어나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지만 치료와 가까운 사람들의 도움으로 회복할 수 있었고, 이후 지난 3년을 잘 견뎌가며 여기까지 왔다”며 “갑작스럽게 정치참여 결정을 하고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 말, 공황증상이 다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입당 및 공천 과정에서 사법농단 당시를 둘러싼 논란과 터무니 없는 곡해가 난무하면서, 채 아물지 않은 3년 전의 상처가 다시 떠올라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선거운동 중에도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서 당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선 이후에도 오늘까지 약 두 달 간 알 수 없는 극도의 불안이 지속되었고, 하루 2-3시간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물지 않은 공황증상이 지난 총선에 이어 최근 다시 도지기 시작했음을 털어놓은 것이다.

이어 “어떻게든 이겨내 보려고 제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일정을 소화하며 버텨왔다”며 “그렇지만 몸과 마음은 2017년 2월 당시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숨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 2시에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깨어나는 날의 반복입니다. 장기간 극도의 불면 상태가 누적되면서 점점 몸이 말을 안 듣고, 일시적으로 정신이 마비되는 듯한 순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글을 읽거나 오래 대화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절대 안정을 취하고 우선은 일을 멈춰야 한다고 합니다.”

그는 “그럼에도 저는 여전히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다”며 “공직사회 개혁의 과업에 열정적으로 동참하고 싶고, 모든 이들의 생명이 소중한 안전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고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제 몸과 마음 상태는 그것을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말하지 않고 속으로 버텨가며 대처하는 방법도 있을지 모르겠지만...솔직한 양해나 충분한 납득 절차 없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으로 적당히 상황을 모면하고 둘러대는 모습을 제 스스로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그건 제 방식이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이로 인해 받게 될지도 모를 비난이나 원망이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솔직하고 투명하게 제 상황을 전부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다”며 “국민들께서 양해해주신다면,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너무 오래 걸리지 않게 하겠다”고 당분간 양해를 호소했다.

그는 “힘든 과정이겠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잘 이겨내겠다. 초심을 간직한 이탄희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는 마지막 에필로그.
“어제 21대 국회를 개원하고 첫 본회의가 있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첫 발을 내딛은 날, 고요한 이 새벽에 홀로 앉아 청동거울에 제 얼굴을 비춰보는 심정으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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