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소리] 지나온 한해를 기억하련다
[청년의 소리] 지나온 한해를 기억하련다
  • 오만학
  • 승인 2015.01.05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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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학 배재대 정치언론학과 3학년
[굿모닝충청 오만학 배재대 학생] 정말 한 해가 다 가긴 한 모양인가 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지인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며 종착역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올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필자가 평소 즐겨 사용하는 페이스북(Facebook)에도 며칠 전부터 ‘○○님의 한 해’라는 이름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각 사용자가 한 해 동안 올린 게시물들을 통해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는 것이다.

그럼 이쯤에서 필자에게 올 한해는 어떤 해이었을까. 역시 많은 일이 스쳐 지나간다. 개인적으론 설렘과 행복의 한해이기도 했다. 지금껏 살아왔던 울타리를 벗어나 처음으로 낯선 이국땅에 발을 디뎠던 해이었으며,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순간순간이 그저 좋기만 했던 한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서 보낸 올해는 유독 우울한 한해였다.

“오늘을 기억하지 않으면 또 다시 오는 역사 반복
더 이상은 내 소중한 사람들을 허무하게 잃지 않기를”

안전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 한해였다. 대학생활의 부푼 꿈을 가득 안고 MT를 떠났던 새내기들이 리조트가 붕괴되는 사고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던 사건, 이 사건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졌던 세월호 사건, 그리고 얼마 전 발생했던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붕괴로 인한 인부 사망사건까지.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우리 주위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절감한 한해였다.

민주주의의 위기감이 느껴진 한해였다. 국가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한 것도 모자라 해외 공문서를 날조해 간첩을 조작한 사건, ‘정윤회’로 대표되는 청와대 비선라인이 실권을 행사한 의혹이 불거진 사건, 마지막으로 과잉금지의 원칙에서 벗어나 국민을 대변하는 정당을 해산시킨 사건까지. 특히 이는 4·5공화국 때에도 없었던 사례이기에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에 커다란 의문을 던질 사건으로 남았다.

‘인간다움’이란 가치에 물음을 던지게 됐던 한해였다. 사랑하는 아들·딸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부모를 외면했던 대통령과 그들을 조롱한 보수단체, 병영 내 구타사건과 임 모 병장의 총기난사사건까지. 타인의 아픔에 같이 아파할 수 있는 공감능력을 잃어버린 이들까지도 인간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물음을 던져줬다.         

이상 올 한해는 너무나도 우울한 해였지만, 역설적이게도 필자는 그렇기 때문에 저물어 가는 올해를 잊고 싶지가 않다. 그냥 다 잊고 다가오는 새해를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기엔 지나온 길이 너무나도 혹독했다. 오늘을 기억하지 않으면 또다시 오늘의 역사가 반복될 것만 같다. 그래서 기억 저편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그리고 바라본다. 더 이상은 내 소중한 사람들을 허무하게 잃지 않기를,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보통사람이 제 생계를 팽개치고까지 국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 일어나질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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