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시론》 최강욱은 법사위로 갈 수 있을까?
《김두일 시론》 최강욱은 법사위로 갈 수 있을까?
첫째, 최강욱은 법사위로 갈 수 있다.
둘째, 민주당은 상임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열린민주당을 상당부분 배려했다.
셋째, 민주당은 당분간은 계속 외연확대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정치를 할 것이고, 열린민주당은 분명한 색을 가진 정치를 할 것이다. 양쪽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어울리는 정치를 하면 된다. 때로는 협업 또는 때로는 충돌하는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는 '파트너 관계'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0.06.16 10: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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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시론》 최강욱은 법사위로 갈 수 있을까?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5일 현재 국회 상임위 중 법사위가 아닌 국토위에 배정됐다. 그는 과연 자신의 전공분야인 법사위로 갈 수 있을까?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5일 현재 국회 상임위 중 법사위가 아닌 국토위에 배정됐다. 그는 과연 자신의 전공분야인 법사위로 갈 수 있을까? 사진=페이스북/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1.
결론부터 말하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국회법에는 '사보임'이라는 것이 있다. 사임은 물러나는 것, 보임은 임명하는 것이다. 묶어서 사보임이라고 한다. 국회의 상임위나 특별위 위원들의 사임과 보임을 묶어서 지칭하는 용어이다.
교섭단체의 대표가 사보임을 국회의장에 신청하고 국회의장이 이를 승인하면 사임과 보임이 완료된다.

상임위원회의 의원 배정은 교섭단체 소속의원수 비율에 의하여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 교섭단체의 대표가 사보임을 국회의장에 신청하고, 국회의장이 이를 승인하면 사임과 보임이 완료된다. 교섭단체가 아닌 곳은 의장이 배치한다.

3.
어제 열린민주당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을 보면 최강욱 국토위, 김진애 법사위, 강민정 교육위로 배정되었다. 얼핏 보면 최고의 공격수 손홍민(최강욱)을 수비수로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김진애)를 공격수로 배치한 것 같아 이상하지만 상기 사보임 절차에 의해 포지션 교체를 할 수 있다.

열린민주당 대표 최강욱이 신청하고 국회의장 박병석이 받아주면 교체가 된다. 국회법상으로 말이다.

4.
김진애 의원의 전공은 서울대 건축학 학사 그리고 MIT에서 도시계획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만 놓고 보면 국토부 장관을 해도 될 무시무시한 스펙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 두 당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지 모르겠지만 김진애의 경우 의정 경험을 쌓은 뒤 정말 입각해도 훌륭한 인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엄청난 도시계획 전문가를 법사위로 보냈고 최강욱을 국토위로 보낸 것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원하는 상임위에 모두 배정해 준 것과 다름없다.
교육위로 배정받은 강민정도 서울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내내 교육정책 관련해서 열심히 활동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말이다.

5.
그렇다면 왜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밟는가?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들의 열망과 177석(+3석)의 위력을 발휘해서 최강욱을 바로 법사위로 배치해도 되지 않냐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주장한다. 지금은 사이다 웟샷을 하는 정치보다 답답해도 중도외연 확장에 더 주력해야 할 시기라고 말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각각 변하지 않는 지지층 30%씩 가지고 있고 나머지 40%는 상황에 따라 이쪽 저쪽을 오가는 중도이기 때문에 결국 그 40% 싸움에서 선거의 승패가 갈린다. 민주당이 최근 4번에 걸친 선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40%가 이쪽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6.
그들은 뉴타운 공약에 이명박과 오세훈을 지지했고 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해서 문재인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다. 충성도가 굳건하지 않은 사안에 따라 지지를 판단하는 철새와 같은 유권자들이다. 정치인이 철새면 나쁘지만 유권자가 철새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계층과 이익에 따라 투표하는 것은 정치가 고도화 될수록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국대전 초기에는 (언론기사만 보고) 조국과 일가족을 욕했지만 나중에 다시보니 "검찰이 잘못했다"고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7.
모든 유권자들의 정치적 색깔은 선명한 이도 있고, 회색지대에 놓인 이들도 많다. 정치적 지지와 투표의 우선순위도 각자 다르다. 40~50대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대이지만 지금 20대는 공정성, 젠더 문제에 더 민감할 수 있다.

민주당이 이런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면 언제든 정치적 지형은 바뀔 수 있다.

8.
최강욱은 현재 검찰에 기소를 당했고 재판중이다. 대면조사 한번 없이 기소를 당한 것이기 때문에 100% 정치적 목적의 기소인 것이지만 어째든 재판중이다. 만약 최강욱이 바로 법사위로 배정 받았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기울어진 여론은 맹폭을 했을 것이다.

유시민이 등원 첫날 정장을 입지 않고 캐주얼 바지를 입었다고 ‘국회모독’이라고 일주일 내내 기사가 쏟아졌다. 그런 언론의 유치한 기사들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이슈가 아닌 일로 공격을 당하면서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비생산적이라는 의미다.

9.
비슷한 맥락으로 법사위에 가기를 강력하게 희망했던 황운하도 역시 배정받지 못했다. 최강욱과 동일한 이유다. 황운하도 울산사건에 하명수사 프레임에 묶여 지금 기소 상태이다.

법사위 민주당 소속의원들이 대부분 법조인들이라 황운하는 현재로서는 사보임을 통한 보직변경도 염두에 두지 않은 것 같다.

10.
권성동은 강원랜드 취업비리에 연루되어 있으면서 법사위원장까지 했는데 왜 우리는 안되냐고 억울해 할 수 있다. 인정한다. 많이 억울하고 불공정한 일이다.

그런데 저쪽에서 대놓고 반칙을 한다고 우리까지 그럴 순 없다. 그때는 심판이 없는 것과 다름없는 환경 이었지만 우리는 공정하게 하자는 취지다. 저쪽이 반칙을 썼으니 우리도 반칙을 써서 싸운다는 개념이 아니라 양쪽 다 공정하게 싸우자는 취지이다.

11.
나는 민주당이 열린민주당에 대해서는 이번에 꽤 배려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지난 총선 비례투표 관련해서 과도하게 열린민주당을 공격한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정의당보다는 열린민주당이 앞으로 국정의 파트너로 더 적합하다는 일종의 신호가 아닌가 싶다. 이 대목은 나의 뇌피셜이다.

민주당이 그렇게 판단의 변화를 하게 된 이유는 열린민주당의 지지층은 대부분 민주당의 지지층과 겹치기 때문이다. 적어도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서는 열린민주당(+지지층)의 도움이 민주당에서도 꼭 필요하다.

12.
"최강욱을 법사위로 보내야 한다"는 외침은 단지 열린민주당의 지지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지지자도 상당수 외치고 있다는 것을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이미 파악을 다 했을 것이다.

나 같은 일반인 눈에도 보이는 현상을 당내 전문가들이 파악 못했을 가능성은 없다.

13.
내가 주장하고 싶은 오늘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강욱은 법사위로 갈 수 있다.
둘째, 민주당은 상임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열린민주당을 상당부분 배려했다.
셋째, 민주당은 당분간은 계속 외연확대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정치를 할 것이고, 열린민주당은 분명한 색을 가진 정치를 할 것이다. 양쪽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어울리는 정치를 하면 된다. 때로는 협업 또는 때로는 충돌하는 것 같지만, 근본적으로는 '파트너 관계'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14.
하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무조건 잘한다고 '우쭈쭈'만 해서는 안된다. 적당한 긴장감은 늘 유지하도록 지지자들은 질책도 해야 한다.

다만 이번에는 박병석 의장 등이 지나치게 과도하게 욕을 먹고 있는 것 같아 부족한 식견에 국회법까지 찾아 가면서 의견을 냈을 뿐이다.

민주당이 조중동 등의 여론보다 지지자들을 의식하는 정치를 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나는 그 결과가 어제 열린민주당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결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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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타파 2020-06-16 10:55:49
사보임은 교섭단체의 대표가 요청하는 것이고 따라서 최강욱은 교섭단체의
대표는 아니기에 사보임을 요청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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